인권의날 행사 온 인권위원장, 막혀 참석 못 하고 대독 기념식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10일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열린 세계인권선언 77주년 2025 인권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다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 등 단체 회원들에게 가로막히고 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오늘(10일)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 강당에서 인권위가 주최한 '2025 인권의날 기념식'에 출입하려다 인권단체들에 가로막혀 참석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안 위원장을 비판해온 단체인 인권위바로잡기공동행동은 오늘 오전 9시 행사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 위원장은 차별과 인권 침해를 방치하고 있다"며 "기념식 참여를 저지하겠다"고 밝힌 뒤 행동에 나섰습니다.

매년 12월 10일은 1948년 유엔 총회가 세계인권선언을 채택한 날로, 전 세계가 함께 기념합니다.

이 단체는 작년 기념식에서도 비상계엄에 대한 안 위원장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출입을 막은 바 있습니다.

다만 지난해에는 약 10분가량 저지됐지만 위원장이 입장했었습니다.

출입문 앞을 지키던 이 단체는 오전 9시 50분 안 위원장이 행사장에 들어가려 하자 막아섰습니다.

비슷한 시간에 안 위원장을 지지하는 입장의 단체인 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이 이에 맞서 위원장을 둘러싸면서 행사장 앞에선 양측이 대치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광고 영역

두 단체는 약 5분간 "안창호는 사퇴하라", "안창호를 지지한다"를 연호하며 대치했습니다.

이에 안 위원장은 한 차례 물러났다가 행사 시작 시각인 10시와 10시 40분 다시 출입을 시도했으나 역시 가로막혔습니다.

안 위원장은 밖에 있던 취재진에 "앞으로도 모든 국민의 인권을 신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인권위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한 시민이 "모든 인권에 성소수자도 포함되냐"고 묻자 "포함된다"고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소동 끝에 행사는 원래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긴 오전 11시 20분쯤이 돼서야 시작됐습니다.

안 위원장이 참석하지 못하면서 이석준 인권위 사무총장이 위원장 기념사를 대독했으며 대한민국 인권상 시상 또한 대신 진행했습니다.

기념사에는 "지난해 겨울 있었던 비상계엄에 대해 추운 광장에서 평화롭게 촛불을 들었던 우리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 속에서 우리에게 다가온 인권 문제의 해결이 어렵지 않을 거라는 희망을 발견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한편 안경환·최영애·송두환 전임 위원장과 남규선·김기중 등 인권위원 28명 등은 오늘 국회에서 회견을 열어 "인권위는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를 의결해 스스로 독립성을 훼손했다"며 "인권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 규정을 신설하는 등 전면적인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인권위 퇴직자들도 성명서를 내 안 위원장과 김용원 상임위원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사진=공동취재,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