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공방 가열…중 훈련 통지 음성 공개에 일 "정보 불충분"

중 "우리 비행기도 일 비행기 레이더 감지" 주장…일 "레이더 사용 안해"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 중국 매체에 나온 6일 중국군(붉은색) 전투기와 일본 자위대(푸른색) 전투기 비행도

중국군 항공모함 함재기의 일본 자위대 전투기 대상 '레이더 조준' 사건으로 중일이 책임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양측이 당시 중국 훈련의 사전 통지 여부를 놓고도 충돌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레이더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 당시 중국군 훈련의 사전 통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하자 중국 관영매체가 음성 기록으로 반박하고, 이에 일본이 다시 반론을 펼치면서 '진실게임'으로 번지는 양상입니다.

중국중앙TV(CCTV) 계열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은 9일 게시물에서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 전단이 미야코(宮古) 해협 동부 해역에서 원양 훈련을 하면서 일본 측과 연락했다며 음성 녹음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게시물을 보면 '중국 해군 101함'은 중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낮 2시 10분, 일본 해상자위대 116함을 향해 중국어와 영어로 "우리 편대는 계획에 따라 함재기 비행 훈련을 조직했다"고 무전합니다.

해당 무전 이후 일본 116함은 영어로 "당신들의 메시지를 접수했다"고 답합니다.

광고 영역

위위안탄톈은 이후 훈련이 시작되고 얼마 안 있어 자위대 전투기가 중국 훈련 부대에 접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중국군 전투기가 타원형 궤적으로 비행하고 자위대 전투기는 그와 떨어진 채로 '브이'(V)자 궤적으로 비행했다는 그래픽 자료도 추가했습니다.

여기에는 양국 전투기가 가장 근접했을 때 거리가 50㎞에 못 미칠 정도였으며 세계 각국 주력 전투기 레이더의 대공 탐지 거리가 모두 50㎞를 넘는다는 설명도 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은 우리 훈련 구역에 진입하면서 자동으로 우리 레이더 수색 범위에 들어왔고, 레이더 수색 신호를 감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중국 인사에 따르면 우리 측 비행기 역시 일본 비행기 레이더 신호를 똑같이 감지했다고 한다"며 "그러나 중국은 시종 이성과 절제력을 유지하면서 해·공역 안전을 수호하는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줬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함재기가 일방적으로 레이더를 조사한 것이 아니라 양국 전투기가 사실상 모두 레이더 조사를 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이에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오늘(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 측 주장을 재차 반박했습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중국 측이 연락해 왔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랴오닝함 함재기가 어떤 규모로 어느 공역에서 훈련했는지에 관한 구체적 정보는 자위대에 전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훈련 시간과 장소의 경도, 위도 등을 알려주는 항공 정보도 없고 선박 등의 항행 정보도 사전에 통보되지 않았다"며 "위험 회피를 위한 충분한 정보는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고이즈미 방위상은 중국 전투기가 일본 측 레이더를 감지했다는 중국 주장에 대해 "레이더를 사용한 사실은 없다"며 부정했습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중국군 훈련 장소가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쪽이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자위대가 영공 침범 조치에 대응하는 것은 훈련 통지 여부와 관계없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의 본질은 중국 측이 약 30분간에 걸쳐 간헐적으로 레이더 조사를 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고이즈미 방위상은 중국군이 했던 간헐적 레이더 조사는 수색 목적이 아니라 화기 관제(사격 통제) 목적이었다면서 중국을 비난했습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사전에 일정을 공개한 훈련을 자위대 전투기가 방해했다는 중국 입장에 대해서는 "(중국이) 훈련 공역 등의 정보를 사전에 통지했다는 인식은 없다"고 일축한 바 있습니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일본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오후 4시 32분쯤 오키나와섬 남동쪽 공해 상공에서 중국군 J-15 함재기가 일본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에 레이더 조사를 간헐적으로 했습니다.

같은 날 오후 6시 37분쯤부터 약 31분간도 랴오닝함에서 이륙한 J-15 전투기가 영공 침범 대비 조치를 하던 항공자위대의 다른 F-15 전투기에 간헐적으로 레이더를 조사했습니다.

(사진=위위안탄톈 캡처, AP,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