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프리미엄

우주에서 AI를 돌린다? 일론 머스크가 짓는 우주 데이터센터, 현실성 있나 [스프]

[오그랲]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안녕하세요 데이터를 만지고 다루는 안혜민 기자입니다. 지난주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했습니다. 누리호도 성공적으로 발사됐고, 탑재한 13기의 위성들도 잘 사출 되어서 계획된 궤도에 안착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발사가 의미가 있었던 건 대한민국 최초로 민간이 주도하여 제작된 발사체였다는 거였죠. 이제 우리나라의 우주산업도 정부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전환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제 막 발을 떼었지만 우주 강대국들은 더 먼 미래를 보고 있습니다. AI 기업들은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선언했고요, 미국과 중국은 달에 원전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오늘 오그랲에서는 다시금 경쟁 무대로 떠오른 우주 이야기를 준비해 봤습니다. AI 기업들은 왜 우주 데이터센터를 말하는지, 또 달 개발이 실제로 가능한지 데이터와 그래프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주 궤도에 데이터센터 올린다는 일론 머스크

광고 영역

지난 11월 18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가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백악관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 회담도 했고 워싱턴 D.C. 투자 포럼에서는 미국의 빅테크 수장들을 만나 투자 협력을 논의했죠. 이 자리에서 일론 머스크와 젠슨 황이 대담을 나누었는데, 그들의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어요.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두 사람은 앞으로 5년 안에는 우주에서 작동하는 데이터센터가 가장 저렴할 것이라 예측했어요.

우주 데이터센터는 말 그대로 우주에 떠 있는 데이터센터를 의미합니다.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기존엔 AI 모델을 학습하고 추론하는 과정에 지상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사용했다면 앞으로는 우주에 있는 인프라를 이용해 학습, 추론을 진행하겠다는 거죠. 고도 2,000km보다 낮은 저궤도에 있는 위성을 이용해서 AI 컴퓨팅이 이뤄지고 각각의 위성이 계산한 연산 결과는 레이저를 통해 서로 교환하는 식인 겁니다.

두 테크 리더들이 던진 이 우주 데이터센터는 사실 꿈같은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당장 이야기를 꺼낸 일론 머스크는 이미 실험을 진행하고 있거든요. 스페이스X가 현재 우주에 쏘아 올리는 위성은 2세대 위성인 V2입니다. 이 V2에는 위성간 레이저 통신이 가능한 장비가 탑재되어 있죠. 내년부터 사용할 3세대 위성 V3는 지금보다 훨씬 더 업그레이드가 될 예정이라 더 빠른 속도로 위성간 통신이 가능해질 거고요. 일론 머스크는 차세대 위성인 V3를 기반으로 궤도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뿐 아니라 다른 미국 기업들도 우주 궤도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자체 TPU 칩을 실은 위성 2기를 2027년까지 쏘아 올릴 예정이죠. 엔비디아의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는 AI 컴퓨팅 기업인 크루소와 함께 지난 11월에 엔비디아의 H100을 탑재한 위성을 쏘아 올리기도 했습니다.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이렇게만 살펴보면 미국이 우주 산업에서 치고 나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중국은 우주 데이터센터 실험을 진행하고 그다음을 보고 있거든요. 지난 5월 14일에 중국 네이멍구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2D 로켓이 발사되었습니다. 이 로켓에는 중국의 위성 12기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들의 임무가 바로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이었죠.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우주로 올라간 각각의 위성 한 기는 초당 744조 회의 연산 처리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12기의 위성을 엮어서 계산하면 연산 처리 성능이 최대 초당 5,000조 회까지 가능해지죠. 이 위성들은 레이저를 활용해 최대 100Gbps의 속도로 서로 통신할 수 있고요.

광고 영역

이렇게 발사된 위성은 실제 업무에 바로 활용되었습니다. 광저우 파저우 지역의 도로망 분석을 위성에서 직접 수행했거든요.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과거라면 위성이 찍은 고해상도 이미지를 지상 데이터센터로 내려보내고, 지상에서 모델이 추론, 분석을 수행했다면 이번에는 위성이 찍은 이미지를 위성 내부에서 바로 추론을 수행해서 파저우의 도로망 구조를 추출했습니다. 요청부터 결과 도출까지 걸린 시간은 단 3분. 게다가 전송해야 할 데이터량도 고해상도 이미지에서 도로망 구조로 크게 줄여서 경제성도 챙겼습니다.

중국은 첫 번째 위성 발사 성공에 힘입어 지난 10월엔 두 번째 위성군 발사 계획도 발표했어요. 다음 발사에 사용될 초당 1경 회의 연산 능력을 갖고 있는 톈청-10 위성도 공개되었죠.

중국이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는 류츠신의 SF 소설 '삼체'에서 따와 '삼체 컴퓨팅 군집'으로 불립니다. 장기적으로 중국은 우주에 2,800개의 위성을 쏘아 올려서 우주 궤도에서 자체적으로 컴퓨팅 시스템을 갖출 계획입니다.

전기도, 냉각도 다 해결 가능한 우주... 데이터센터로 딱

도대체 왜 이렇게 기업뿐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우주로, 우주로 나서려는 걸까요? 그 이유는 데이터센터에 드는 에너지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엄청난 양의 전력이 골칫거리입니다. 거기에 더해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것도 문제죠. AI 컴퓨팅 과정에서 미친 듯이 발생하는 열을 낮춰야만 GPU들이 계속해서 계산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데이터센터 냉각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그려보면 1위는 컴퓨팅 및 서버 운영입니다. 전체 에너지의 40%를 차지하고 있죠. 2위가 바로 냉각 시스템인데 실상 1위랑 큰 차이 없는 39%를 기록하고 있어요.

냉각에 들어가는 물 문제도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의 온도를 낮추는 방법은 크게 2가지, 공기를 통해서 하거나 혹은 물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공기 기반의 공랭식 설계가 주를 이루었죠. 하지만 최근 AI 데이터센터에서는 공랭 시스템으로는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열이 많이 발생해서 수랭식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물론 공랭식 설계에서도 뜨거워진 공기를 냉각시키는 냉각탑에 들어가는 물의 양이 많았지만 수랭식이 늘어나면서 더 많아지는 거죠. 가령 2018년부터 액체 냉각 시스템을 개발해 현재는 데이터센터에 시스템을 구축해 둔 구글의 사례를 보면 점점 늘어나는 물의 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2016년, 구글의 물 사용량은 94억 리터. 작년엔 그 규모가 416억 리터로 늘어납니다. 8년 사이에 4배 이상 증가한 겁니다. 2021년부터는 구글의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한 물만 따로 볼 수 있는데 그 비율 역시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작년엔 거의 90%에 다다르기도 했어요.

그런데 우주에서는 이 골칫거리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겁니다. 데이터센터에 사용할 전기 마련하려고 SMR도 만들고 이것저것 다 해보고 있는데 우주에서는 태양광을 이용하면 됩니다. 특정 궤도에 위치한 태양광 패널은 1년 중 99% 이상 태양에 노출되어서 태양빛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구에서 항상 고민하던 탄소 배출 문제도 없고, 사실상 청정에너지의 끝판왕으로 활용될 수 있는 거죠.

게다가 우주의 평균 온도는 영하 270도입니다. 지구에서처럼 물을 쓰거나 공기를 써서 온도를 낮출 필요 없는 거죠.

사실 우주에서 태양광을 활용해 발전을 하겠다는 아이디어는 1960년대 말부터 등장했습니다. 상당히 오래된 제안이었지만 경제성이 낮아서 발전되지 못했죠. 하지만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재사용 로켓을 성공시키면서 위성 발사 비용이 크게 줄어들었고 다시금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건 우주에서 만든 전기를 지구로 보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이었는데, 우주 데이터센터에서는 지구에 보낼 필요 없이 바로 사용하는 구조라 해결이 돼버리는 거죠.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물론 우주 태양광 발전에 장밋빛 미래가 보장된 건 아닙니다. 우주 궤도에 데이터센터 만들려면 일단 우주에 설비를 갖춰두어야 할 텐데 쏘아 올려야 할 인프라를 생각해 보면 돈이 상당히 들 거라는 지적이 많아요. 가령 스타클라우드가 제시하는 5GW급 우주 데이터센터에는 가로세로 4km의 태양광 패널과 방열 패널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발사비가 줄었어도 이 정도 대규모 설비를 갖추려면 수백 억 달러의 비용이 들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고요.

또한 우주 방사선이나 우주 쓰레기 같은 환경 영향으로 데이터센터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 신속하게 유지 보수를 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해결해야 하죠.

지구 궤도를 넘어 달까지 확장된 우주 경쟁

강대국들은 태양광 에너지를 넘어서 앞으로 확장될 '우주 경제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가동하기 위한 에너지 해결책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시선을 지구 궤도를 넘어 달에도 돌리고 있죠. 달을 개발한다는 얘기가 막연한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이미 많은 기업들과 국가들이 미래의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에 뛰어들고 있어요.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일단 달에서 경제 시스템이 돌아가려면 크게 3가지 요소가 갖춰져야 합니다. 1. 달까지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2. 지구로 귀환하기 위한 연료 보급 수단이 있는가. 3. 마지막으로 달에서 운영될 수익성 있는 사업이 존재하는가.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앞에 2가지는 고개가 끄덕여지는데 달에서 수익성 있는 사업은 쉽게 떠오르진 않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 최근 주목받는 헬륨3가 있습니다. 이 헬륨3는 단 1g만으로 석탄 40톤과 맞먹는 에너지를 낼 수 있어서 미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죠. 문제는 헬륨3가 지구에서는 자연적으로 생성되지 않아서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다는 겁니다. 마약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요.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UN에서 집계하고 있는 주요 지역별 마약 시세입니다. 미국에서 코카인이 kg당 3만 달러인데, 헬륨3는 g당 3만 달러일 정도로 비쌉니다.

그런데 달에 이 헬륨3가 많다는 얘기가 들려옵니다. 그래서 사업성 얘기가 나오는 거죠.

각각의 영역을 따져보면 가장 앞서있는 건 역시나 중국입니다. 일단 중국은 2003년부터 달 탐사 프로젝트 창어를 가동하고 있죠. 2007년 창어 1호를 시작으로 연이어 발사를 성공시키고 있어요. 특히 2020년에 발사된 창어 5호는 달 앞면에서 확보한 샘플을 다시 지구로 갖고 귀환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죠.

게다가 올해는 세계 최초로 우주 궤도에서 위성에 연료 공급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사업성 역시 중국이 가장 앞서고 있어요. 창어 프로젝트 책임 과학자는 애초부터 프로젝트 목표 중 하나로 헬륨3를 꼽을 정도였죠.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중국은 지난 탐사에서 가져온 샘플에서 새로운 광물 '창어석'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헬륨3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2035년을 목표로 달에 원자로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달에서 원활한 경제 시스템이 돌아가려면 사용할 에너지가 필요하니까요.

중국이 앞서나가자 미국은 부랴부랴 대응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사실 미국은 지난 2020년에 달에 배치할 소형 원자로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NASA 예산 삭감을 발표하면서 계획이 우그러졌어요. 그러다가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달 원자로 건설 계획을 발표하자 맞대응한 겁니다. 두 국가보다 빠른 2030년까지 달에 원자로 건설하겠다고요.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미국은 국가 주도의 우주 산업의 비중은 점점 줄이고 민간으로 무게 추를 옮기고 있는 상황이라 그나마 기댈 곳은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 같은 우주업체들입니다. 일단 스페이스X에 이어 블루 오리진도 지난 11월에 로켓 회수에 성공했다는 건 긍정적입니다.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또한 사업화 영역에서는 블루 오리진 출신 멤버들이 헬륨3를 판매하겠다는 InterLune이라는 기업을 창업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사업 계획만 갖고 있지만 올해 미국 에너지부와 계약 체결이라는 성과를 얻기도 했고요.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달에서는 이렇게 자유롭게 개발을 해도 문제가 없는 걸까요?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1967년 발효된 '우주 조약'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 조약에는 달을 비롯해서 우주를 탐색할 때 국가의 활동을 규율하는 원칙이 담겨 있죠. 여기에는 이런 조항이 있습니다. "우주 공간은 국가가 점유할 수 없다" 당연히 달도 마찬가지입니다. 달도 특정 국가가 점령하거나 소유할 수는 없어요.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하지만 달에서 자원을 채취하는 건 따로 막고 있지 않죠. 국가 주권을 주장하지 않고 달의 특정 지역을 활용하기만 한다면 이 우주 조약을 어기는 건 아닌 겁니다. 그래서 1979년에 또 다른 협정인 '달 조약'이 만들어져요. 여기엔 달의 자원을 어떠한 국가와 조직도 소유한다고 주장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죠. 하지만 이러한 규제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국가는 거의 없습니다.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미국과 영국, 당시 소련이 주도해서 만든 1967년의 우주조약입니다. 현재 117개 국가들이 가입해 있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스브스프리미엄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