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커머스 1위 업체 쿠팡에서 약 3천400만 건에 이르는 대규모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12월 2일 서울 시내 한 쿠팡 물류센터에 배송차량이 주차돼 있다.
공시대상기업집단(공시집단) 중 총수가 있는 상위 10개 집단의 내부 거래액은 2년 만에 다시 증가했습니다.
비상장사의 내부 거래 비율이 최근 높아졌으며 상표권이 총수 일가의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는 정황도 엿보였습니다.
최근 배송 기사 과로사 논란과 회원 정보 유출 등의 문제를 일으킨 쿠팡의 내부 거래 비중은 1년 새 눈에 띄게 상승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늘(3일) 발표한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 분석' 보고서를 보면 올해 지정된 공시집단 중 분석 대상이 된 92개 집단의 지난해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12.3%, 내부거래 금액은 총 281조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보다 비중은 0.5%포인트(p) 하락했고, 금액은 3조 3천억 원가량 증가했습니다.
공시집단 전체의 내부거래 비중은 최근 10년 사이에 12% 안팎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5년 추이를 보면 비상장사 내부거래 비율이 상승했습니다.
이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2024년 21.7%로 2020년(18.7%)보다 2.7%p 높았습니다.
지난해 비상장사 내부거래 비중은 상장사(7.4%)보다 3배 정도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92개 집단 중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대방건설(32.9%)이었고 이어 중앙(28.3%), 포스코(27.5%), BS(25.9%), 쿠팡(25.8%) 순이었습니다.
쿠팡은 내부거래 비중이 전년보다 3.6%p 높아지며 92개 집단 중 반도홀딩스(7.1%p)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공정위 측은 쿠팡이 수직적인 계열사 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 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총수가 있는 지정 순위 상위 10위 집단의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 합계는 약 193조 원으로, 전체 공시집단 내부거래 금액(281조 원)의 68.7%에 달했습니다.
2023년과 비교하면 금액은 1조 원 정도 늘었고 비중은 0.7%p가량 낮아졌습니다.
금액이 증가한 것은 2년 만입니다.
이들의 전체 거래 금액 중 내부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13.7%로, 전체 공시집단(12.3%)보다 1.4%p 높았습니다.
최근 10년을 비교하면 전체 공시집단보다 1∼1.5%p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상위 10대 집단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한화, HD현대, GS, 신세계, 한진입니다.
최근 10년간 내부거래 비중이 많이 증가한 집단은 HD현대(7.0%p), 한화(4.6%p)였고 감소한 집단은 LG(-7.3%p), 롯데(-2.4%p)였습니다.
HD현대는 핵심 사업 부문을 분사해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을 추진한 것이, 한화의 경우 신규 계열사 인수 및 사업구조 개편으로 인한 자회사 분할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공정위는 파악했습니다.
최근 5년 경향을 분석했더니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으면 내부거래 비중이 큰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소속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0.9%, 지분 30% 이상이면 14.5%, 50% 이상이면 18.3%, 100%인 경우는 24.6%였습니다.
총수 2세 지분율 50% 이상인 집단에서는 2022년을 기점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뚜렷하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총수가 있는 집단의 유가증권 내부거래 금액은 삼성(75조 8천억 원) 미래에셋(26조 3천억 원) SK(19조 9천억 원) 교보생명보험(16조 3천억 원) 한화(13조 6천억 원) 순이었습니다.
계열사 간 상표권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유상사용 집단 수는 5년 연속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상표권 유상 거래 집단은 72개로 2020년보다 26개 많았습니다.
상표권 거래로 수입은 2조 1천529억 원으로 60% 가까이 늘었습니다.
연간 1천억 원 이상의 상표권 사용료를 받는 집단은 LG, 에스케이, 한화, 씨제이, 포스코, 롯데, GS 등 7개로 이들의 거래금액 합계는 1조 3천433억 원으로 전체 공시집단 상표권 거래액의 62.4%를 차지했습니다.
총수가 있는 65개 집단의 상표권 유상 거래 비율(80.2%)은 총수가 없는 7개 집단(63.6%) 보다 높았습니다.
특히 총수 일가의 지분이 20% 이상이 회사는 소속 집단 상표권 이용료의 81.8%를 받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공정위는 "상표권 거래가 총수 일가와 밀접하게 연관된 내부거래임을 시사한다"며 "상표권 거래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내부거래 금액 2조 원 이상, 영위 회사 수 10개 이상인 업종을 대상으로 분석했더니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이하 'SI') 분야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습니다.
지난해 SI 업종의 내부거래 비중은 60.6%였습니다.
SI는 최근 5년 내부거래 비중이 60∼63% 분포를 보여 1∼2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업종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집단은 OK금융그룹, 네이버, 유진, 세아, 애경 등의 순이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