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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해피엔딩'의 윌앤휴, 한-미 창작듀오 어떻게 탄생했나 [스프]

[더 골라듣는 뉴스룸] 뮤지컬 작가 박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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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NHN링크

토니상 수상작 '어쩌면 해피엔딩' 한국 공연이 열리고 있죠. '어쩌면 해피엔딩'의 창작진 윌앤휴에 대해 집중탐구해 봅니다. 미국인 작곡가 윌 애런슨과 한국인 작가 박천휴는 어떻게 처음 만났을까요? 미술가 소피 칼이 두 사람의 이야기에 왜 등장했을까요? 두 사람은 어떻게 협업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한국 뮤지컬계 최강 창작 듀오가 됐을까요? 윌앤휴 중에 '휴'를 담당하는 박천휴 작가가 출연한 골라듣는뉴스룸 커튼콜 217회에서 그 답을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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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휴 작가 :

윌앤휴의 박천휴 작가입니다. 나오게 돼서 영광입니다.

김수현 기자 :

윌앤휴, 휴앤윌, 그때그때 좀 다르더라고요.

박천휴 작가 :

저는 항상 뒤에 서는 걸 좋아해서 윌앤휴라고 지칭하고 있어요. 알파벳 순으로 해도 윌이 애런슨(Aronson), 제가 박(Park)이라 윌이 먼저 나가는 게 맞다고 저희끼리 협의를 봤어요. (웃음)

김수현 기자 :

저는 알파벳 순서라고 해서 '아닌데?'

박천휴 작가 :

미국은 성으로 먼저 따지더라고요. 다른 분들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윌과 저는 대본도 같이 쓰고 가사 면에서도 윌이 많은 아이디어를 줘요. 심지어 단어 하나하나까지도, 가끔씩 그래서 싸우기도 하는데 '이거는 발음하기 어렵지 않아? 이거는 의미가 여기서 나오는 게 맞아?' 이런 것들을 서로 얘기하면서 찾아나가죠. 그 전단지 장면처럼.

김수현 기자 :

그렇죠. 그래서 '직접 노래를 부르면서 저렇게 고치시나?'라고 생각했어요.

박천휴 작가 :

네. 그리고 저희 같은 경우는 조금 특이한 게, 한국 창작자들은 가사가 먼저 나오고 작곡가가 음악으로 옮기는 경우가 더 많다고 들었는데, 저희는 음악이 먼저 나오는 경우가 80%예요. 그래서 윌이 멜로디를 쓰면 제가 거기에 맞는 가사를 붙이고, 물론 어떤 가사 내용이 될지는 멜로디를 쓰기 전에 함께 의논하지만, 그래서 이렇게 붙여보고 같이 불러보고 별로면 또다시 고쳐보는 작업이 이루어져요.

이정애 기자 :

너무나 좋은 파트너를 만나신 것 같은데, 두 분은 어떻게 만나셨어요?

박천휴 작가 :

어리지 않은 나이인 25살에 뉴욕으로 유학을 갔는데, 한국에서 가요 작사가로 먼저 데뷔를 했었어요. 문예창작과를 다니면서 가사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몇 년이 걸려서 작사가로 데뷔를 했는데, 그때쯤에는 이미 '나는 미술도 하고 싶어. 더 늦기 전에 유학을 갈 거야'라고 결정한 상태였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글과 미술 둘 다 하는 게 꿈이었어서 뉴욕에 갔는데.

김수현 기자 :

뉴욕에는 디자인을 공부하러 가신 거예요? 미술을 공부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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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휴 작가 :

순수미술, 회화를 공부하러 갔는데 한국인 학생들이 '윌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한국에서 <마이 스케어리 걸>이라는 뮤지컬을 작곡하고 왔다. 너는 한국에서 작사를 한 경력이 있으니 둘이 만나면 재밌을 것 같다' 그래서 친구로서 만나게 된 거예요.

만나서 같이 영화 보고 술 마시고 책 얘기 하는데 저희가 취향이 되게 비슷하더라고요. 그때 제가 굉장히 좋아했던 작가이자 영화감독 미란다 줄라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윌도 그의 단편집을 좋아해서 몇 번씩 읽어봤었고, 히치콕 영화를 좋아하는 공통점도 있고.

김수현 기자 :

소피 칼도 좋아했다고.

박천휴 작가 :

맞아요. 그때 가장 좋아했던 아티스트 중 한 명이 소피 칼이었는데, 아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은데.

김수현 기자 :

전시를 본 적이 있어서요.

박천휴 작가 :

멜로디를 써서 혼자 흥얼거리면서 녹음했던, 제가 작사·작곡을 다 한 곡이 5곡 정도 있었어요, 한국에서 만들었던. 근데 저는 윌만큼 편곡을 할 수 있는 기술이 없다 보니 '우리 죽이 잘 맞는 것 같은데, 내가 흥얼거리면서 만든 노래가 있는데 네가 악보로 옮겨줄 수 있겠어?' 해서 둘이 피아노 앞에 앉아서 그 노래들을 완성하게 된 거예요. 집에서 데모 비슷하게 다섯 곡 정도를 녹음했어요.

당시 우리가 함께 작업을 했었던 제작사에서 '번지점프를 하다' 공연 담당 한혜영 PD님이 뉴욕에 와 계셨었어요. 그래서 저희 둘이 이렇게 노는 걸 보고 기억을 하셨나 봐요. 윌에게 '번지점프를 하다' 작곡 의뢰가 갔는데 윌이 '휴와 하면 하고 싶다' 이렇게 된 거죠. 그게 저희의 시작이었어요.

저는 사실 처음에 거절했어요. '누군가의 자리를 뺏는 것 같다. 뮤지컬을 전공한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문예창작을 전공했지만 뮤지컬 전공은 아니었는데 가요 작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작곡가가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섣부르게 도전하기 싫다.' 1년 정도 고사했던 걸로 기억해요.

그런데 감사하게도 다시 연락이 와서 그때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윌하고 잘 맞으니까 같이 해보면 좋겠다 해서 하게 된 게 '번지점프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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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앤휴
사진 출처 : 박천휴 인스타그램

김수현 기자 :

그게 시작이었군요. 저 '번지점프를 하다' 초연을 봤어요. 그때도 음악이 진짜 좋다고 생각했었고, 음악 상도 받았잖아요. '이런 작곡가, 이런 작가가 있구나'라고 그때 알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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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휴 작가 :

'번지점프를 하다'는 제가 작사가로만 참여했지만, 아무튼 그게 저희의 시작이었습니다.

김수현 기자 :

지금까지도 많이 불리는 노래가 있잖아요.

박천휴 작가 :

'그게 나의 전부란 걸' 러브 테마. 결혼식장에서 많이 축가로 부르더라고요.

김수현 기자 :

가사도 너무 예뻐요.

박천휴 작가 :

감사합니다. 지금 쓰라면 그렇게 못 쓸 것 같아요. (웃음)

김수현 기자 :

한 10년 전.

박천휴 작가 :

그때만 해도 심야 라디오도 즐겨 듣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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