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펼쳐진 풍경화…'본 적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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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양화 같기고 하고 정물화 같기도 한 풍경화가 펼쳐집니다. 정영환 화가는 우리가 보는 숲에서 본질만 남겨서 본 적은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숲을 캔버스에 재구성합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어디에도 없는 숲 / 14일까지 / 가나 아트센터]

한가운데 호수를 끼고 드넓은 숲이 펼쳐집니다.

숲에는 다양한 형태의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습니다.

낮은 키의 나무들은 촘촘하게 그려진 이파리들이 겹쳐 있는 형태이고, 큰 나무들은 가늘고 기다란 선에 성근 이파리들이 늘어섰습니다.

작가는 붓 중에서도 가장 얇은 1호 붓을 사용해 세밀한 묘사를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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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환/작가 : 켜켜이 쌓아서, 한 땀 한 땀 쌓아서 붓질이, 손목의 리듬이 합쳐져서 나타나는 게 제가 그리고자 하는 숲입니다.]

작가에게 색은 전형적이지 않습니다.

호수의 물빛은 노란색이고, 한 가지 색만으로 복잡한 숲의 구성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심지어 흑과 백 두 가지 색을 섞어 다양한 층위의 숲을 펼쳐 보입니다.

[정영환/작가 : 푸른색 안에서도 너무나 많은 느낌들, 은유적인 표현들이 있어요. 시리도록 파랗고 냉철함을 가지고 있지만, 오히려 우리 사람들에게는 따스한 온기를 줄 수 있고.]

이렇게 만들어진 숲은 누구든 본 적은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숲입니다.

실제 숲의 다양한 요소들을 생략하고 나무의 본질만 표현하면서 숲의 보편적인 모습을 완성한 것입니다.

[정영환/작가 : 자연 그대로 것은 받아들이지만 새로운 숲, 이상적인 숲, 그다음에 어디에도 없는 그런 숲들을 조형적으로 다시 재배치하고 표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캔버스 바탕에 칠해진 여백은 스스로 존재를 뽐내면서도 주인공인 숲을 부각합니다.

동양화의 분위기에 정물화의 기법, 경계를 넘나들며 마음속의 숲이 존재하는 방식입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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