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그 정체는?
어제(2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IP캠 유출과 관련한 피해 사건들을 추적했다.
지난 8월, 뷰티 가게를 운영하던 나 씨는 한 남성으로부터 예약 관련한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그는 태도를 돌변했고 나 씨의 신체가 노출된 여러 장을 보내며 협박했다.
나 씨의 사진이 찍힌 장소는 2년 전 딱 한 번 방문했던 피부관리실. 이에 나 씨는 해당 피부관리실의 원장에서 이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박 원장은 CCTV 영상을 유출한 적도 없고 자신의 피부관리실에 또 다른 피해자는 없다고 했다.
제작진이 직접 만난 박 원장은 보안업체를 의심했다. 하지만 보안업체는 자신들은 영상에 접근할 권한이 없고 해킹으로 인한 유출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런데 제작진은 나 씨뿐만 아니라 수많은 피해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모델 일을 하고 있는 장 씨는 한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하던 중 옷을 갈아입는 장면 등이 찍힌 영상이 음란물 사이트에 유출되는 피해를 입었다.
특히 그는 이름까지 특정되며 영상이 업로드되는 피해로 괴로움을 호소했다.
제작진은 취재 중 이들의 영상이 최초 유포된 CAT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사이트를 포착했다. 대부분의 영상에 고양이 로고가 모두 박혀 있었던 것.
고양이 사이트에는 CCTV 영상뿐 아니라 IP 캠에 찍힌 사진이나 영상들이 대량 업로드되어 있었다. 13개의 언어로 서비스되는 사이트는 한국어로 설정하자 한국에서 유출된 영상이 끝도 없이 올라와 충격을 안겼다. 특히 해당 사이트는 회원가입이나 로그인 절차 없이 영상이 재생되어 접근성이 용이한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IP카메라라는 메뉴까지 존재하는 해당 사이트에는 노래방, 병원 탈의실, 필라테스숍, 비디오방, 룸카페, 심지어 가정집에 설치된 홈캠, 펫팸 속 사적인 장면이 대량으로 유출되고 있었다.
그리고 고양이 사이트 영상이 다른 사이트로 퍼지는 것은 불과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다.
결국 뷰티숍을 폐업한 나 씨. 나 씨를 괴롭힌 협박범에 대해 전문가는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이라며 "그런데 IP캠 유출 영상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은 처음이다"라고 했다.
이날 제작진이 방문한 피해업장들은 대부분이 유출 사실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출 피해가 많은 노래방이나 룸카페는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신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유출 사실이 알려지면 고객들의 발길이 끊어질까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제보자는 집에 설치를 해 둔 홈캠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을 포착하고 이후 홈캠의 연결선을 뽑아 버렸다고 했다. 그리고 또 한 제보자는 집에서 전 여자 친구와 은밀한 모습이 찍힌 홈캠 영상이 유출되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5개 사이트에 영상이 유출된 피해자는 홈캠 회사 측에 항의했으나 사측은 자기네들은 서버가 없다며 사용자 과실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리고 이날 제작진과 함께 한 전문가는 생각보다 쉽게 아이디와 비밀번호 알아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손쉽게 만든 프로그램으로 특정 상황이나 사물 등을 감지해 편집도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제작진은 총 5개 회사의 IP캠을 가지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추적했다. 그런데 이 중 3곳의 IP캠은 보안에서 막혀 더 이상 추적이 불가능했고 2곳의 IP캠은 영상 정보가 국외 서버로 넘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제조사는 공교롭게도 앞서 피해를 호소한 제보자와 카메라가 멋대로 움직이던 것을 확인한 피해자가 사용한 IP캠을 만든 제조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작진은 IP캠 영상 판매자를 온라인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고 대화를 요청했다. 그러자 판매자는 OTT 서비스처럼 월 구독료를 내면 쉽게 영상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판매자에게 방송 제작진임을 알리며 고양이 사이트 운영진에 대해 아는지 물었다. 그러자 판매자는 운영진이 캐나다에 있다는 말 이후 모든 대화 삭제해 버리고 대화방을 나가 버렸다. 그리고 전문가는 고양이 사이트의 서버가 미국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 제보자는 해당 피해를 경찰에 신고를 하자 경찰 측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그러면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며 결국 자신이 직접 영상을 구해한 후 해당 사이트들에 삭제를 요청했다고 했다.
제작진은 이날 IP캠 판매 업체들을 찾아가 해킹 문제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이들은 법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며 자신들의 책임을 미루었다. 특히 앞서 고객의 과실을 주장했던 업체는 다시 한번 고객들의 과실을 주장했고, 해외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것과 영상 유출은 관계가 없다고 했다.
이날 한 피해자는 제작진과 함께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의 반응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피해자는 "사람들이 죽고 그래야 그제야 팀 꾸리고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을까"라고 절망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전문가는 "일반 개인들에게 책임을 돌릴 것이 아니라 그전 단계에서 막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책을 마련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수많은 유출물 음란물로 소비, 영상 삭제나 사이트 차단은 물론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법률 전문가는 "피해자도 특정되지 않고 피해 신고도 제대로 접수되지 않는 사건에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것 자체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전담팀 구성해서 대대적으로 수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라고 빠른 수사를 촉구했다.
(김효정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