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뒤, 갑자기 필리핀과 홍콩에서 카드 결제가 됐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었는데요. 이들의 공통점은 베트남 여행에서 같은 마사지 가게를 이용했었다는 겁니다. 새로운 수법의 전자 소매치기 범죄로 보여, 연말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신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베트남의 남동부 나트랑으로 여행을 다녀온 김도아 씨 가족은 귀국 후 뜻밖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김도아/경남 양산 : 남편 카드로 한국 돈 500원 결제됐다고 알람이 왔는데 500원 적은 돈이니까 그냥 '왜 결제됐지?' 이렇게 무시하고.]
그런데 사흘 뒤, 방문한 적도 없는 필리핀에서 1천만 원이 결제됐다는 문자가 또 수신됐습니다.
[김도아/경남 양산 : 200만 원, 300만 원, 200만 원, 200만 원 이렇게 분할 결제가 되었어요.]
카드사 조치로 승인은 거절됐지만, 신용카드를 살펴보니 IC칩 접착 부분에 훼손 흔적이 있었습니다.
[김도아/경남 양산 : IC칩 부분이 그냥 뚝 떨어지더라고요. 가짜 IC칩을 실리콘으로 붙여놨구나.]
비슷한 시기 나트랑을 다녀온 A 씨도 여행이 끝나기도 전 신용카드 140만 원과 체크카드 20만 원 상당이 필리핀에서 결제되는 일을 겪었습니다.
[베트남 나트랑 여행객 A 씨 : 카드 뒷면을 보면 긁힌 자국 같은 게 좀 많고 분명히 손을 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확실하게.]
피해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모두 나트랑 시내에 있는 특정 마사지샵을 방문했던 겁니다.
[김도아/경남 양산 : 1층 카운터에 있는 사물함에 소지품을 넣고 2층 마사지 방으로 이동하라고 하더라고요. CCTV 있다고 하니까 그 말을 믿고.]
이곳을 방문한 뒤 필리핀과 홍콩 등에서 결제 피해를 입었다는 사례가 온라인에서도 여러 건 포착됐습니다.
해당 마사지샵은 최근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카드 IC칩을 몰래 바꿔치기하는 전자 소매치기, 이른바 '스키밍' 범죄의 새로운 위변조 수법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금융감독원은 해외 부정 결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출국 전 해외 사용 안심설정 서비스를 신청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김진형/금융감독원 여신금융감독국 팀장 : 이용 국가나 사용 한도 혹은 사용 기간 설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미연에 부정 사용을 방지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만약 피해를 입었을 경우 즉시 카드사에 신고해 정지 신청을 해야 하고 증빙 자료를 첨부하면 보상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김한결, 영상편집 : 김종태, 디자인 : 장성범·이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