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홍콩 아파트 화재 참사 사망자가 94명으로 늘었습니다. 화재가 진압된 건물에서 상당수 실종자들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고층에 갇혀 있었던 사람들이 많아서 인명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홍콩에서 한상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검게 탄 건물들 사이에서 여전히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길이 솟아오릅니다.
쉼 없이 물대포를 쏴도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습니다.
사다리차가 닿지 않는 초고층 가구는 아직도 이렇게 불에 타고 있고, 사실상 저절로 불이 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제(26일) 오후 시작된 홍콩 타이포 구역 '웡 푹 코트' 아파트 화재 사망자는 소방관 1명을 포함해 94명으로 늘었습니다.
부상자도 70여 명에 달하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위중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270명이 넘는 실종자 가운데 상당수가 고층에 갇혀 있었던 걸로 알려져 본격적인 수색이 시작되면 희생자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피해 주민 : 누군가 우리 가족을 봤다고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제발 무사하길 바라요.]
소방당국이 최고 등급 5급 경보를 위지한 채 1천250명의 인력을 투입해 수색과 구조작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불이 난 건물은 지은 지 42년 된 노후 공공아파트 단지로 8개 동에 약 2천 가구, 4천600여 명이 살고 있습니다.
대피한 주민들은 9개 대피소에 나눠 머물고 있는데, 숙박 시설이 확보되면 나눠 이동할 걸로 알려졌습니다.
홍콩 전역에서 구호와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은 과실치사 혐의로 공사업체 관계자 3명을 체포했습니다.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우리 외교부는 현재까지 파악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이승열, 디자인 : 서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