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하이브리드전 시달리는 유럽, '맞불 카드'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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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하이브리드 전쟁'에 시달리는 유럽이 반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유럽에서는 최근 군사 기지와 원자력 발전소, 공항 등 기간 시설 주변에 정체불명의 드론이 빈번히 출몰하는가 하면 공항과 물류 센터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이어지고 주요 선거 앞 허위 정보가 범람해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체코 프라하에 있는 싱크탱크 글로브세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유럽에서 자행된 사보타주(파괴공작) 등 하이브리드 공격은 110건에 달합니다.

이달 중순에는 우크라이나로 지원품을 보내는 폴란드의 철로가 러시아의 사주를 받은 우크라이나인들에 의해 폭파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단순히 불안을 조성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 물리적인 공격까지 발생하면서 러시아의 위협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바이바 브라제 라트비아 외교장관은 "러시아인들이 우리의 한계를 끊임없이 시험하는 상황에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며 "신호를 보내는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플로리안 한 독일 외무차관도 "유럽과 동맹들은 이런 형태의 하이브리드전을 얼마나 더 참을 의향이 있을지 자문해봐야 한다"며 하이브리드전에 좀 더 적극적으로 맞설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유럽은 러시아와 직접 충돌을 원하지 않기에 지금까지는 반격이라고 해봐야 러시아와 인접한 나토 동부 지역에 드론 배치를 늘리는 등 방공망을 강화하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가 배후로 의심되는 도발이 심각해지고 빈번해지자 더 강도 높은 반격 카드를 고심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습니다.

러시아를 상대로 유럽 국가들이 합동으로 사이버 공격을 하는 식으로 맞불을 놓거나 역내 하이브리드 공격이 발생했을 때 유럽이 좀 더 조직적이고 신속하게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하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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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이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하이브리드 공격이 점증하지만 유럽은 타성에 젖었다고 말하면서 '유럽 하이브리드전 대응 센터' 창설과 1천500명 규모의 사이버 부대 조직, 인공지능(AI) 전문 군사 인력 양성 등을 제안했습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덴마크, 체코 등의 정보기관은 이미 공격적인 사이버 작전을 허용하고 있긴 하지만 러시아와는 달리 법치 사회인 EU가 러시아의 하이브리드전에 '눈에는 눈' 식의 대칭적 대응을 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나토 대변인을 지낸 오아나 룬게스쿠 런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나토가 동맹의 힘과 단결을 보여주는 '무력 시위'에 우선순위를 두는 게 현실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가령, 하이브리드 공격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는지를 신속히 발표하고 리투아니아 등 러시아 인접 국가에서 사전 통보 없는 군사 훈련을 하는 방식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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