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기존 종전안을 대폭 수정해 완화된 새 종전안 초안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일부 반영한 것으로, 양측은 이를 모두 긍정적인 협상 결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 등 핵심 쟁점은 양국 대통령의 결정으로 미뤄둔 것으로 알려져 아직 협상 타결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대표단 협상 등을 통해 기존 종전안의 28개 항목을 19개 항목으로 줄인 새 종전안 초안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들은 수정된 새 종전안 초안이 우크라이나군의 규모를 80만 명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WSJ에 설명했습니다.
기존 '60만 명으로 제한'에서 한층 완화한 조건이 제시된 것입니다.
아울러 기존 안에 담겼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추가 확장 제한과 관련한 표현도 완화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기존 종전안에 상당한 수정을 가해 러시아의 요구사항 일부를 걷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제네바 협상에 참여한 세르히 키슬리차 우크라이나 외무부 제1차관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쪽 모두 긍정적이라고 느낄 만한 수정 초안이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서 언론을 통해 유출된 종전안과 새 초안에는 유사성이 적고 "원래 안에서 남은 게 거의 없다"면서 수정 폭이 컸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한 미국 대표단이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견해를 경청하고 제안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면서 "우리가 제안한 거의 모든 걸 (고려 대상에) 포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 등 민감한 항목은 '미완'으로 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쟁점은 정상 차원의 협상으로 넘겼다는 설명입니다.
키슬리차 차관은 영토 문제, 나토와의 관계와 같이 가장 논쟁이 될 만한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결정하도록 "괄호로 묶어 뒀다"고 전했습니다.
회담 내용을 보고받은 당국자들도 이제 영토 문제는 정상 차원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WSJ에 설명했습니다.
기존 종전안에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 및 루한스크) 지역 등을 러시아에 양보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상 연설에서 새 초안을 두고 "정말로 올바른 접근 방식"이라며 "민감한 사안들, 가장 섬세한 부분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담판'이 언제 열릴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가 이르면 이번 주 이뤄질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와 먼저 합의를 도출하고 러시아 측과 협상을 모색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러시아가 수정된 종전 조건을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WSJ은 "미국의 계획이 우크라이나의 우려를 완화할수록 러시아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점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고 짚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