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감도
기존 120조 원 규모로 발표됐던 SK하이닉스의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예상 투자 비용이 600조 원까지 늘어난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용적률 상향으로 인한 클린룸 면적 확대와 물가 인상, 최첨단 공정 설비 증가로 투자비가 대거 확대됐다는 분석입니다.
중장기적으로 투자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오늘(1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의 클린룸 면적은 기존 계획 대비 50% 확대됐습니다.
최근 용인특례시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에 대한 9차 변경 산업단지계획을 최종 승인·고시하고 SK하이닉스 부지(A15)의 용적률을 기존 350%에서 490%로 상향했습니다.
건축물 최고 높이도 120m에서 150m까지 완화됐습니다.
이에 따라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들어서는 팹(생산라인)의 클린룸 면적도 늘어났습니다.
당초보다 1.5배 넓은 클린룸을 조성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 비용이 확대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하며 이곳에 12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착공이 지연된 사이 인공지능(AI) 붐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 수요가 폭증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캐파) 확대가 시급해졌습니다.
요구되는 최첨단 설비 비용과 물가 상승까지 맞물려 투자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들어서는 반도체 팹의 규모를 감안하면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언급한 '600조 원'이 현실적인 수치라고 업계에선 보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원래는 2028년까지 128조 원의 국내 투자를 계획했으나 점점 투자 예상 비용이 늘고 있다"며 "정확한 추산은 어렵지만 용인에만 약 600조 원 규모의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는 총 4기의 팹이 세워집니다.
각각의 팹은 최근 준공된 SK하이닉스 청주 M15X 팹 6개 규모와 맞먹습니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팹 건설에 20조 원 이상이 투입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단순 계산하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1개 팹에 120조 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한 셈입니다.
팹 4개가 모두 완공되면 최소 480조 원이 투입될 전망입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는 2050년까지 계획된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물가 상승 속도와 고성능 설비의 기술 발전 등을 고려하면 600조 원 투자가 합리적인 추정치라는 분석입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는 어마어마한 캐파를 자랑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1기씩 지어질수록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진행 상황에 따라 급증하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 대응력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2027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첫 번째 팹의 첫 클린룸 가동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1기의 캐파는 현재 SK하이닉스의 최대 메모리 생산시설인 이천 M16보다 훨씬 큽니다.
한편 삼성전자도 최근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인 평택캠퍼스의 5공장 공사를 재개하고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섰습니다.
가동 목표 시기는 2028년입니다.
업계에서는 5공장 투자 규모를 약 60조 원으로 보고 있습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D램 캐파는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65만 장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낸드는 월 40만 장으로, 총 메모리 반도체 캐파는 월 105만 장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증설 중인 평택캠퍼스 4공장의 캐파가 소폭 늘어남에 내년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캐파는 월 110만 장으로 증가할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2028년 가동을 시작하는 5공장 역시 4공장과 비슷한 규모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진=용인시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