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하는 대릴 커들 미국 해군참모총장
대릴 커들 미국 해군참모총장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공식화와 관련해 "그 잠수함이 중국 억제에 활용될 것이라는 건 자연스러운 예측"이라고 밝혔습니다.
커들 총장은 오늘(16일) 서울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핵잠이 중국 억제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커들 총장은 "미국은 동맹과 협력해 핵심 경쟁 위협인 중국 관련 공동 목표를 달성하길 기대한다"며 "한국도 상당 부분 중국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잠 도입 필요성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설명하며 북한뿐 아니라 중국 문제도 언급했습니다.
이후 대통령실은 "특정 국가를 지칭한 것은 아니다"고 진화했지만, 중국은 외교 채널을 통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커들 총장은 "한국의 함정 운용은 한국의 주권 사안이기 때문에 미국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국이 핵잠을 자국 주변 해역에서 운용하고, 그 환경에서 한국 잠수함과 함께 미국이 활동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잠수함전력사령관 등을 역임한 커들 총장은 한국의 핵잠 추진에 대해 "한미 양국 모두에게 역사적 순간"이라며 "이 여정을 한국과 함께하게 돼 기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중국이 서해에서 인공 구조물 설치 등 '회색지대 도발'을 이어가는 데 대해선 "이런 행태를 방치하면 비정상적 행동이 정상으로 굳어질 위험이 있다"며 "일정 선을 넘으면 한국과 함께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타이완 유사시 한국군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강대국 간 충돌이 발생하면 전력 총동원에 가까운 상황이 된다"며 "구체적 방식은 말할 수 없지만 일정한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북한 해군력 증강에 대해선 "미국에 위협될 수준은 아니지만 한국에는 분명 위협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규모는 작지만 SLBM 전력을 기반으로 핵탄두 탑재 능력 확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커들 총장은 미국 전투함의 한국 건조 문제도 언급했습니다.
"규제로 복잡한 사안이지만 계속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며, "한국이 미국 내 투자뿐 아니라 한국에서 미국 함정 건조를 지원하는 방식으로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반스-톨레프슨법'으로 해군 함정의 해외 건조를 금지하고 있지만, 해군력 재건 차원에서 한국 조선 역량 활용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커들 총장은 이번 방한 기간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을 직접 방문해 조선소의 인력과 시설도 살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커들 총장은 올해 별세한 부친이 6·25 전쟁 참전용사였다고 소개하며 "한국은 개인적으로도 특별한 나라"라고 말했습니다.
또 "부친이 한국에서 받은 환대를 늘 따뜻하게 기억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미 해군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