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수술 비용 900만 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
지난해 6월 36주 태아를 낙태했다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며 논란이 됐습니다.
해당 영상이 게시된 지 한 달 뒤, 보건복지부 요청으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해당 동영상 플랫폼 업체는 정보 제공을 거부했고 병원과 산모를 특정할 단서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경찰은 영상을 초 단위로 분석해 병원을 특정했습니다.
하지만 초기 조사에서 병원 측은 "사산된 아이를 꺼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CCTV와 진료 기록 등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할 수 없어 수사가 난항이었지만, 당시 병원을 찾은 다른 환자가 "아기 울음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하면서 상황이 뒤집혔고, 원장과 집도의는 혐의를 인정해 구속 기소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울음소리가 "살아 있는 사람의 명확한 기준"이라며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박민규 / 변호사: 아이가 울었다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아주 명확한 징표이고 살인죄가 적용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산모가 태아가 살아서 나올 가능성을 알고도 시술에 동의했다면 공범 또는 교사범으로 처벌받을 여지도 제기됩니다.
[박민규 / 변호사: '제왕절개를 진행했을 때 살아있는 아이로 나올 수가 있는데 그 경우에는 내가 어떻게 할까요?'라는 얘기를 은밀하게 의사와 산모가 이야기를 나눴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도 아이를 제거해 주세요라고 동의를 했었다면 이 역시 살인죄의 공범 내지는 교사범으로 볼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요. ]
산모가 낙태 수술 전 태아가 살아 있는 상태로 분만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면 살인죄 적용도 가능하다는 겁니다.
실제 살인죄가 인정될 경우 최소 3년에서 최대 10년 가까운 실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해당 병원은 브로커를 통해 527명의 환자를 소개받았고, 24주 이상 산모만 59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선화 / 산부인과 전문의 : 그런 낙태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분명히 존재하고 내가 거기서 돈을 벌 수 있다고 한다면 어두운 쪽에서 이렇게 일을 하는 의사들도 생길 수 있어요 단발적으로 이슈화되지 않고 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취재: 홍기·김영호 / 구성: 노은정(인턴) / 영상편집: 김나온 / 디자인: 이수민 / 제작: 모닝와이드3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