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은 길에 손님과 차량 뒤엉켜…전통시장 안전 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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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 제일시장 트럭 돌진 사고

경기 부천 제일시장으로 돌진한 트럭에 21명이 숨지거나 다친 가운데 전통시장이 교통사고의 안전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제일시장 중앙을 가로질러 통과하는 길은 일반 도로여서 차량 통행에 별다른 제한이 없습니다.

2006년 개장한 이 시장은 폭이 4m가량으로 비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가게와 노점상 등 182곳이 양쪽에 줄지어 있는 구조입니다.

보통 좌판을 펼치고 영업하는 전통시장 특성상 가게와 도로 사이에도 볼라드(길말뚝)나 펜스 등의 안전 시설물이 없습니다.

부천시의 전통시장 관련 조례는 화재 등이 발생했을 때 긴급차량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시장 내 도로 폭을 4m 이상으로 확보하게 했을 뿐, 별다른 안전 대책은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차량 통행에 제한이 없고, 통상 시장 상인들만 물건 상하차를 위해 시장에서 차량을 운행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물건을 구경하는 손님들과 시장 일대를 통행하는 차량이 한데 뒤엉킬 수밖에 없고 사고가 나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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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제일시장 사고와 비슷한 전통시장 교통사고는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 목동에서 7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전통시장인 깨비시장으로 돌진해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습니다.

당시 버스를 앞질러 가속하다가 시장을 덮친 이 차는 보행자와 상점 간판을 마구 충돌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 강동구 길동 복조리시장에서도 지난 5월 60대 남성이 몰던 차량이 돌진해 12명이 다쳤고, 제주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해 상인 2명이 중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보행자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전통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서울시는 앞서 2019년 전통시장 내 잦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영등포·경동·성대시장의 교통 여건을 개선했습니다.

이 중 경동시장에는 차량과 보행자 공간을 물리적으로 분리해 보도를 만들고 안전 펜스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시는 개선 사업을 벌인 6곳의 사고 건수를 비교했을 때 2019년 1∼5월 13건에서 2020년 같은 기간 6건으로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제일시장처럼 보행로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도로 폭이 좁은 전통시장은 이 역시 어려운 상황입니다. 시장 특성상 보행로를 따로 구분할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자동차 과속을 제어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과속 방지턱 등 안전 시설물을 보강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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