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오늘(13일) 서울 시내 시험장에서는 시험을 다 마치기도 전에 교문을 나서는 수험생들이 속속 포착됐습니다.
2교시 시작 직전인 오전 10시 22분, 용산구 용산고에서는 한 남학생이 "부정행위가 적발됐다"며 시험장에서 나왔습니다.
그는 "무슨 부정행위를 했느냐"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만 답하고 어두운 표정으로 서둘러 자리를 떠났습니다.
이미 수시에 합격했으나 경험 삼아 수능에 응시한 뒤 1교시가 끝나자마자 하교하는 학생들도 잇따랐습니다.
용산고에서 시험을 본 송 모(18) 군은 "이미 수시로 대학에 붙어서 시험장 분위기를 보려고 왔다"며 "인생에 한 번뿐인 수능인데 노는 것보다는 직접 눈으로 보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수시에 합격했다는 오 모(19) 씨도 친구 두 명과 함께 나와 "엎드려 있으면 다른 친구들한테 방해가 될까 봐 국어 시험만 보고 나왔다"며 "도시락은 한강에 가서 먹어야겠다"고 웃어 보였습니다.
입실 마감 시간을 앞두고 경찰차를 타고 오거나 전력질주해 고사장에 입실한 학생들도 속출했습니다.
입실 마감 1분 전인 오전 8시 9분, 영등포구 여의도여고 앞에서는 한 여학생이 상기된 얼굴로 검은색 차량에서 내려 시험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또 이 학교에서는 입실 마감 10분 전인 오전 8시쯤 다다르자 경찰차와 자율방범대 차량이 연달아 교문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경찰차에서 내린 여학생은 민망한 듯 고개를 숙이고 부리나케 학교 안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경찰청은 오늘 오전 수험생들을 위해 순찰차 수송, 에스코트 등 총 234건의 편의 제공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경찰차를 타고 시험장에 도착한 수험생은 130여 명에 달했습니다.
수능은 오늘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85개 시험지구, 131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해 오후 5시 45분 끝이 납니다.
올해 수능에 지원한 수험생은 55만 4174명으로, 작년보다 3만 명 넘게 늘어 응시자가 7년 만에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획 : 윤성식, 영상편집 : 최강산,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