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시부터 딱 걸린 부정행위…"죄송합니다" 유유히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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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3일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오늘(13일) 서울 시내 시험장에서는 시험을 다 마치기 전에 교문을 나서는 수험생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2교시 시작 직전인 오전 10시 22분 용산구 용산고에서는 한 남학생이 "부정행위가 적발됐다"며 시험장에서 나왔습니다.

그는 "무슨 부정행위를 했느냐"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만 답하고 어두운 표정으로 서둘러 자리를 떠났습니다.

이미 수시에 합격했으나 경험 삼아 수능에 응시한 뒤 1교시가 끝나자마자 하교하는 학생들도 잇따랐습니다.

용산고에서 시험을 본 송 모(18) 군은 "이미 수시로 대학에 붙어서 시험장 분위기를 보려고 왔다"며 "인생에 한 번뿐인 수능인데 노는 것보다는 직접 눈으로 보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수시에 합격했다는 오 모(19) 씨도 친구 두 명과 함께 나와 "엎드려 있으면 (다른 친구들한테) 방해가 될까 봐 국어 시험만 보고 나왔다"며 "도시락은 한강에 가서 먹어야겠다"고 웃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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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차에 내려 뛰어가는 수험생

올해도 어김없이 경찰차 등을 타고 입실 시간 직전 도착해 겨우 지각을 모면한 수험생들이 나타났습니다.

입실 마감 1분 전인 오전 8시 9분 영등포구 여의도여고 앞에서는 한 여학생이 상기된 얼굴로 검은색 밴 차량에서 내려 시험장으로 서둘러 달려갔습니다.

학생을 태워준 서울시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 소속 안 모(62) 씨는 "매년 수능마다 수험생들의 이동을 돕는 봉사를 하고 있다"며 "학생이 문래역 인근에 사는데 애초에 늦게 나왔다고 하더라"고 겨우 한숨을 돌리며 말했습니다.

이 학교에서는 입실 마감 10분 전인 오전 8시쯤에 다다르자 경찰차와 자율방범대 차량이 연달아 교문 앞으로 들어섰습니다.

경찰차에서 내린 여학생은 민망한 듯 고개를 숙이고 부리나케 학교 안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입실 마감 시간 10분 뒤인 오전 8시 20분쯤 강남구 휘문고 앞에서는 한 어머니가 "정신이 없어서 아이에게 도시락 주는 걸 깜빡했다"며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어머니는 도시락을 건네받은 감독관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휘청거렸습니다.

감독관은 "전화 드릴 테니 걱정하지 마라. 나도 아이를 키웠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어머니를 안심시켰습니다.

(사진=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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