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를 달리기만 해도 전기차에 충전이 된다, 최근 프랑스에서 이런 신기한 고속도로가 등장했습니다. 고속도로 전 구간에서 충전되는 건 아니고요. 고속도로 1.5킬로미터 구간에만 바닥에다가 코일을 깔아놨다고 합니다. 코일에 전기를 흘리면 자기장이 나오잖아요. 이 자기장을 차량 바닥에 붙여 놓은 수신부가 받아서 이걸 전기로 변환해서 차량 배터리에 충전을 시켜주는 겁니다. 이게 스마트폰 충전 기술과 원리가 똑같은데 차량에다가 적용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영상을 보시면 시속 70~80km 정도로 달리는 트럭 내부에 모니터가 있는데 전력이 평균적으로 200kW 이상으로 충전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테슬라 급속 충전이죠, '슈퍼차저'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냐면 이 충전 구간을 1분 정도 달렸을 때 승용차를 기준으로 25km 정도 갈 수 있는 전기가 충전된다고 합니다. 완전히 충전하려면 20분 이상 걸리는데 지금은 코일을 1.5km만 깔았으니까 현재로서는 완충은 불가능하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충전 구간을 고속도로 곳곳에 깔아놓으면 이 전기차 소유자들 입장에서는 굳이 충전소를 찾아가지 않아도 되니까 꽤 유용한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술은 알겠는데 문제는 뭐다, 바로 돈이겠죠 아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꽤 괜찮은 기술이다' 이런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저게 되겠어? 돈은 얼마나 들까? 경제성이 있겠나' 이런 회의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사실 이런 우려가 나오는 건 당연합니다 일반 도로를 전기 도로로 바꾸려면 바닥에 아스팔트 다 뜯어내고요, 전기 코일을 심어야 되는데 이게 딱 봐도 공사비가 굉장히 많이 나올 것 같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이 경제성을 연구한 보고서를 찾아봤습니다. 미국 인디애나주와 퍼듀 대학교가 공동 연구한 보고서가 있습니다. 일반 도로 1km 구간을 1개 차로만 전기 도로로 바꾸는 데 우리 돈으로 50억 원 넘게 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km를 공사하려면 500억 원이 든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만든 전기 도로에 전기차가 과연 얼마나 다니느냐가 경제성을 좌우하는 핵심입니다. 그래야 충전 요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연구진은 도로를 다니는 트럭의 절반 그리고 일반 차량은 10%가 전기차라고 가정했을 때 초기 투자금을 약 25년 뒤면 모두 회수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럼 충전비는 얼마를 받아야 될까요. 연구진이 계산을 했더니, 연구진 계산에 따르면 1kWh당 30센트, 우리 돈으로 430원 정도 받으면 손익 분기점에 해당한다고 계산했습니다. 미국의 유타 주립대 그리고 콜로라도 주립대도 역시 경제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굉장히 보수적으로 가정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공사비는 높게 잡고 전기차 보급률은 낮게 잡은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 정도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물론 전기차 보급률이 예상보다 더디면 경제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요. 또 지금 전기차로 바로 충전이 되는 것도 아니고 차량 바닥에다가 자기장 수신부도 달아야 되고 또 이 충전 기술의 표준화도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기술적으로 또 제도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입니다.
이번 취재를 하면서 놀랐던 점은 지난 2009년 국내 카이스트 연구진이 무선 충전 전기 도로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었다는 겁니다. 카이스트 캠퍼스를 다니는 셔틀버스 그리고 서울대공원 코끼리 열차를 통해서 시범 운영까지 해봤는데 당시 우리나라의 전기차 보급률도 워낙 낮았고 그리고 각종 규제 때문에 상용화까지는 이어지지 못했고요. 현재로서는 전기 도로를 시범 운영하는 곳이 국내에서는 한 곳도 없는 상황입니다
(취재: 박세용 / 구성: 박서경 / 영상편집: 소지혜 / 디자인: 이수민 /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