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산 사이를 잇는 다리 한쪽 끝에서 거대한 먼지 구름이 치솟습니다.
커다란 바위들이 굴러떨어지고, 잠시 뒤 다리가 마치 수수깡처럼 힘없이 무너지며 잔해물이 강으로 추락합니다.
어제(11일) 오후 4시쯤 중국 쓰촨성 마얼캉시 홍치대교가 무너졌습니다.
홍치대교는 중국 중부와 티베트를 잇는 길이 758미터, 높이 172미터의 교량으로, 지난 1월 완공돼 개통됐습니다.
이번 붕괴로 주 교량 130미터가 사라졌고, 도로 구간 260미터가 파손됐습니다.
이상 징후는 하루 전부터 포착됐습니다.
순찰대가 다리 비탈면과 도로 구간에서 균열을 발견했고, 당국이 즉각 교통 통제를 실시해 인명 피해는 피할 수 있었습니다.
[쓰촨성 아바주 교통 당국 관계자 : 시공업체와 현지 순찰인력이 다리 경사면 균열을 발견한 이후 차량 통행이 없었습니다.]
당국은 인근 산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를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개통 10달 만의 붕괴에 부실 공사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 다리가 인근 수력발전소 건설로 잠긴 도로를 대체하는 역할로 건설된 만큼, 지반 불안정성과 지질 위험을 충분히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다리 완공 당시 시공사 측이 "복잡한 지형에서 이뤄낸 기술적 승리"라고 자평한 데 대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8월 칭하이성에서도 완공을 앞두고 있던 철도 교량이 무너지며 작업자 16명이 죽거나 실종되는 등 1년 사이 교량 붕괴 사고가 잇따르자, 무리한 인프라 개발 속도와 부실한 안전 관리 등에 따른 인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취재 : 권란,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김병직,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