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단 서부에서 피란한 난민들이 모인 타윌라의 캠프
유엔 국제이주기구, IOM이 현지시간 11일 내전으로 황폐화된 수단 서부 북다르푸르 지역의 인도적 구호 활동이 "붕괴 직전의 상태에 처했다"고 경고했습니다.
IOM은 이날 성명에서 구호물자의 안전한 전달이 보장되지 않으면 인도적 지원 활동이 완전히 중단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습니다.
IOM은 "창고는 거의 비어 있고 구호물자 수송대는 심각하게 불안정한 상황이며 접근이 제한돼 구호물자 전달이 계속 차단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구호 단체와 유엔 관계자들에 따르면 반군 신속지원군(RSF)이 지난달 26일 정부군의 서부 최후 거점이던 북다르푸르 주도 알파시르를 점령한 이후 수백 명이 숨지고 약 9만 명이 피란길에 올랐습니다.
알파시르에서 약 70㎞ 떨어진 타윌라의 과밀화된 난민 캠프에 수만 명이 도착했으나 텐트는 물론 식량과 의료물자가 턱없이 부족한 형편입니다.
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타윌라 난민 캠프의 영양 실조율이 위험하게 높은 수준이라고 경고했습니다.
RSF의 알파시르 장악 이후 지난 3일까지 타윌라에 도착한 5세 미만 어린이의 70% 이상이 급성 영양실조 상태였고, 3분의 1 이상이 심각한 급성 영양실조를 겪었다며 "실제 위기는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고 MSF는 덧붙였습니다.
남부 코르도판 지역에서도 RSF의 공세가 강화되며 더 많은 주민이 피란길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IOM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9일까지 북코르도판주에서만 약 3만 9천명이 피란했습니다.
내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은 이날 수단 홍해 연안 포트수단에서 군부 수장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과 회담했습니다.
이집트 외무부 성명에 따르면 압델라티 장관은 알파시르에서 자행된 RSF의 잔혹 행위를 규탄하고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가 지난 9월 발표한 수단 평화 계획 이행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 평화 계획은 우선 3개월간 인도주의적 휴전을 시작하고 추후 영구적 휴전과 9개월간의 과도기를 거친 뒤 민간인 정부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RSF는 지난 6일 미국 등이 중재한 인도주의적 휴전안에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수단 정부군은 이 제안을 환영하지만 RSF가 점령한 민간 지역에서 철수하고 무기를 포기해야만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톰 플레처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도 이날 포트수단에서 부르한 장군과 회담한 뒤 "건설적인 대화를 환영한다"며 "이를 통해 수단 전역에서 생명을 구호물자 전달이 계속 보장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습니다.
1956년 독립 이후 잦은 내전과 정치 불안을 겪은 수단에서는 정부군과 RSF 사이에 내전이 2023년 4월 15일 발발해 30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