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의 한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김치소스'
세계인의 식탁에 자리 잡은 김치가 유럽 시장에서 '정체성 왜곡'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독일에 이어 스페인 업체도 김치를 일본식 이미지와 잘못된 번역으로 표기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오늘(11일) 자신의 SNS에서 "최근 유럽 현지 한 마트에서 판매 중인 '김치 소스' 제품에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입은 여성이 등장한 사진이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겉보기에는 일본 제품처럼 보이는 디자인에 김치라는 명칭을 사용해, 소비자들에게 김치를 일본 음식으로 오해하게 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제품 설명에서도 오류가 확인됐습니다.
김치를 중국의 절임 음식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한 것입니다.
김치는 한국 고유의 발효음식으로 중국식 절임 채소와는 역사·제조 방식·문화적 배경이 명백히 다른데도, 이를 동일한 개념으로 오도한 셈입니다.
해당 상품은 스페인 업체가 제조·유통하고 있습니다.
앞서 독일 대형 유통업체 알디(ALDI)도 홈페이지에서 김치를 '일본 김치'라고 소개해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과거에도 해당 업체는 김치 제품에 '중국에서 기원'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가 글로벌 소비자들로부터 질타받았습니다.
서 교수는 이 같은 사례가 반복되는 배경으로 "유럽 내 아시아 음식과 문화에 대한 낮은 이해도와 무분별한 상업적 활용"을 지적했습니다.
김치 세계화 속도에 비해 올바른 인식 확산은 아직 미흡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K-푸드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만큼 정확한 역사성과 정체성 홍보가 절실하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서경덕 교수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