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0일) 오전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방조 등 혐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송미령 농축산식품부 장관.
윤석열 전 대통령 정부에서도 농식품부 장관을 지냈던 송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이후 다시 대통령실 대접견실로 돌아온 상황을 증언하면서, 국무위원들에게 "'막상 해보면 별것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유의 말씀도 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 전 총리에게 본인이 가셔야 할 일정이나 행사를 대신 가달라는 말씀도 하셨던 것으로 기억난다"고 말했습니다.
송 장관은 계엄 선포 전후의 상황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증언했습니다.
지난해 12월 3일 울산에서 행사를 마친 뒤 김포공항에 도착한 후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에게 '지금 대통령실로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았고 이후에는 한 전 총리가 전화해 국무회의 참석을 독촉했다고 말했습니다.
송 장관은 밤 9시 37분쯤 한 전 총리가 도착 예정 시간을 물었고 "오후 10시 10분께 도착한다"고 하자, "좀 더 빨리 오시면 안 되냐"고 서너 차례 이야기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재판부는 "다른 회의 때도 한 전 총리가 참석을 독려하는 전화를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송 장관은 "그런 적은 없다. 회의 빨리 오라고 말씀하신 적은 처음"이라고 답했습니다.
송 장관은 당시 국무회의에 대해 "동원됐다는 생각이 든다. 머릿수를 채우기 위해 불려 가서 자리에 앉았다가 나오게 됐으니 그렇게 느꼈다"며 "저 상황인 줄 알면 당연히 안 갔어야 한다. 저희가 안 갔으면 저 상황이 안 벌어졌을 수도 있지 않느냐"고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송 장관은 이재명 정부로 정권교체된 이후에도 유일하게 연임돼 재직 중입니다.
(취재 : 정경윤 / 영상편집 : 이승희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