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불화설을 일축하며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현지시간 9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대통령궁에서 한 인터뷰에서 "미국은 어쩌면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제국주의적인 러시아와 달리 우리와 깊은 가치를 공유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세상 모든 사람이 그를 두려워한다면서도 "우리는 적이 아닌 친구"라며 "그렇다면 왜 두려워해야 하느냐"라고 반문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0월 백악관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측 요구를 수용할 것을 종용하며 전황 지도를 내던졌다는 보도를 부인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단언컨대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것도 던지지 않았다"라며 "우리 관계는 정상적이고 실무적이며 건설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공개 면박 준 백악관 회담 이후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이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도록 배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했을 때 찰스 국왕이 중요한 신호를 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끝나기 전에 다른 유럽 국가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며 유럽을 향한 경고성 발언도 내놨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유럽 전체를 상대로 하이브리드 전쟁을 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먼저 점령하고 난 뒤 다른 국가로 향할 것이라는 유럽의 회의론을 우리는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점령 임박설이 나온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 전투와 관련해 "10월 한 달간 러시아군 2만 5천 명이 죽거나 다쳤다"라며 "러시아군이 17만 명이나 투입됐지만 성과는 없다"라고 일축했습니다.
또 다른 국가와 러시아의 야간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미국산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 27기를 도입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접경 요충지 포크로우스크 시내에 침투해 이 지역 대부분을 점령했습니다.
포크로우스크가 함락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를 아우르는 돈바스 지역 전체를 장악하려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됩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인터뷰 중 두 차례 정전이 됐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최근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정전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