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아냐, 당장 나가라"…백화점에 무장 경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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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중국의 한 온라인 의류 업체 때문에 프랑스가 시끄럽습니다. 주로 저가 옷들을 파는 업체인데, 이 업체가 '패션의 도시' 파리에 그것도 유서 깊은 백화점에 매장을 냈기 때문인데요. 항의 시위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권영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856년 문을 연 이후 프랑스 파리 중심부를 지켜 온 BHV 백화점입니다.

백화점 외벽에 중국 온라인 의류 쇼핑 플랫폼 쉬인의 광고가 가득합니다.

지난 5일 쉬인은 이 백화점에 세계 첫 상설 매장을 열었습니다.

[프레데릭 멀랭/BHV 백화점 회장 : 저는 이 백화점에 있는 제품을 책임집니다. 이것들은 중국산 제품입니다. 저는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개장 첫날 30분 넘게 줄을 서야 입장할 수 있을 만큼 매장은 인파로 가득했습니다.

[올리비아/파리 시민 : 저는 쉬인이 BHV에 들어온 게 좋다고 봅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옷을 살 수 있다는 게 최고입니다. 정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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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매장 밖 상황은 달랐습니다.

지금 저기 보시면 백화점 앞에는 쉬인 매장을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고요, 바로 길 건너편에는 쉬인 매장을 반대하는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혹시 모를 충돌을 막기 위해 완전무장한 경찰까지 배치됐습니다.

입점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열악한 노동 환경과 환경 오염 등 비윤리적 생산 구조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쟌/파리 시민 : BHV 백화점은 진정한 프랑스 명품의 상징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쉬인을 그 자리에 두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쉬인은 명품이 아닙니다.]

여기에 법적인 문제도 불거졌습니다.

지난 1일 쉬인이 자사 사이트에서 어린이 모습을 한 성인용 인형을 판매한 게 공개된 겁니다.

프랑스 검찰은 즉각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여론이 점점 악화하자 프랑스 세관과 수사당국이 총동원돼 파리로 발송된 쉬인 소포 20만 개를 열어 각종 위법 여부를 조사하는 강수까지 뒀습니다.

[세르주 파팽/프랑스 중소기업부 장관 : 이 제품들은 전혀 규제받고 있지 않습니다. 위험하고 유독하고 해롭습니다. 쉬인에 책임이 있습니다.]

쉬인을 둘러싼 논란 뒤에는 패션에 남다른 자부심과 철학을 가진 파리 시민들의 정체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유럽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위기감과 거부감도 깔려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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