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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순식간에 무너진 건물…'해체 계획서'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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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소식으로 뉴스 이어갑니다. 최소 3명이 숨진 이번 붕괴 사고의 원인을 규명할 단서가 될 수 있는 문건을 저희가 입수했습니다. 이 문건에는 구조물 해체 계획이 상세하게 담겨있는데 그 첫 단계부터 큰 허점이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정윤식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붕괴 사고가 난 울산 화력발전소 구조물 해체 계획이 담긴 '안전관리 계획서'입니다.

지난해 3월 공사 수주 업체인 HJ 중공업이 작성한 이 문건에 따르면 철거 작업은 7단계입니다.

1단계는 구조물 하부 설비를 철거하는 단계.

발파 작업을 통해 한 번에 옆으로 쓰러트리는 '전도 공법'을 쓰기 위해 기둥만 남긴 채 하부를 모두 비우는 작업입니다.

이어 남은 기둥 중에 폭약으로 발파할 대상을 표시하고, 잘 무너지도록 구조물 일부를 잘라 놓는 사전 취약화 과정이 세 번째 단계입니다.

전문가들은 1단계부터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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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넘게 노후된 건물이 기둥 4개만으로 버티려면 하중을 견디는 힘을 정교하게 계산해야 하는데, 순식간에 아래로 무너져버린 걸 볼 때 계산 자체의 오류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영주/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 : 하중 계산 이런 것들이 잘못돼서 이렇게 된 건지, 현장에서 이행하는 과정이나 순서가 뭔가 문제가 있었는지….]

3단계인 사전 취약화 작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따져볼 대목입니다.

사고 당시 노동자들은 지상 25m 지점에서 취약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44년 전에 지어져 노후화된 철제 구조물을 산소 절단기로 자르는 작업이 뼈대가 이미 약한 구조물을 필요 이상으로 더 약화시켰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고왕열/우송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 해체해야 될 만큼 오래된 것이다 보니까 기둥 자체가 내력이 감소가 돼서 그랬을 가능성도 있거든요. 해풍이나 이런 것들에 의해서 녹슬고 (부식된 거죠.)]

해체 계획서 내용을 검토한 경찰과 검찰 전담 수사팀은 이 문건을 만든 HJ 중공업 관계자와 현장에서 해체 업무를 진행한 하청 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이상학,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서승현·최재영, 자료출처 : 민주당 김성회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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