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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료계 불법대출 278명 적발…신보 직원도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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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돈이 없는 창업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대출 제도를, 개업하려는 의사들이 브로커를 끼고 악용하고 있다고 저희가 1년 전쯤 집중 보도해 드렸습니다. 저희 보도를 계기로 경찰이 '의료계 불법 대출'에 대한 수사에 나섰는데요. 최근 의사와 약사 280여 명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김보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유망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자금을 지원해 주는 신용보증기금의 예비창업보증제도.

매년 7, 8천억 원에 달하는 운용 자금 중 90% 정도가 의료 전문직에게 지원됐습니다.

그런데 자기 자본의 최대 100%까지만 대출 보증서를 발급해 주다 보니, 자금이 부족한 상당수 개원의가 대출 브로커를 통해 허위로 잔고를 늘려 불법 대출을 받고 있는 실태가 지난해 말 SBS 보도로 드러났습니다.

[(2024년 11월 21일 SBS 8뉴스) 대출 브로커 : 이거는 사실 본인 자금이 아닌 거죠. 사실 어떻게 보면 legal(합법)은 아니에요. 합법적인 부분은 아닌데 통장을 한 번 거쳐야 돼요. 말 그대로 자금 세탁을 해야죠.]

보도 내용을 근거로 경찰은 집중 수사팀을 꾸린 뒤 수사를 벌여 최근 의사 249명과 약사 29명, 브로커 2명 등 총 280명을 특정 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대출 브로커 A 씨에게 수수료를 지급하고 돈을 잠깐 빌려 신용보증기금에 잔고 증빙을 한 뒤 다시 돈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불법 대출을 받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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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부터 약 2년간 브로커 A 씨를 통해 이뤄진 불법 대출 금액은 무려 2천억 원.

이 과정에서 브로커들이 신용보증기금 직원을 상대로 접대하는 듯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2024년 11월 22일 SBS 8뉴스) 대출 브로커 간 통화 : ○○ 팀장하고 저녁 먹기로 했거든. 이 사람이 '키맨'을 좀 많이 소개해줬고. 이 사람 내년이면 지점장 나갈 것 같더라고. 어떻게 보면 관리지.]

경찰은 신용보증기금 직원 1명에 대해서도 불법 대출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수사 중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SBS 보도 이후 브로커 A 씨는 불법 대출을 받았던 의사들에게 접근해 문제가 생겼다며 대출금을 돌려받아 잠적하는 등 2차 사기 행각을 벌였는데 경찰 수사 결과 이 사건 피해자도 80명, 피해액은 568억 원에 달했습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중간에서 돈을 댔던 이른바 '쩐주'들과, 아직 조사 중인 나머지 개원의들도 혐의를 입증하는 대로 조만간 검찰에 넘길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최혜란, VJ : 노재민, 디자인 : 강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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