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이제 딱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수능에서는 이과생이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데요. 올해 수능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힙니다.
정성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수능에서는 과학탐구 2과목을 택했던 이과생 이 모 군, 올해 수능에서는 1과목을 사회탐구로 바꿨습니다.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이 모 군 : 사회문화 하나랑 지구과학 하나 하고 있습니다. 사회 쪽이 학습량이 좀 더 적고, 등급이 좀 더 안정적으로 잘 나온다는 경향이 있어서….]
2022학년도 수능부터는 탐구 영역의 사회와 과학 과목들 중 자유롭게 2개를 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서울대를 제외하고, 상위 대학 의대와 이공계 학과가 '과학탐구 필수 응시' 조건을 완화하거나 아예 폐지했습니다.
그러자 이과생들도 물리, 화학, 생명공학, 지구과학을 선택하지 않고, 대신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같은 사회탐구 과목을 보는 이른바 '사탐런'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올해 사회탐구만 2과목을 선택한 수험생은 전체의 61%로 지난해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늘었고, 과학탐구 2과목을 고른 수험생은 10명 중 2명꼴로 뚝 떨어졌습니다.
문·이과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취지는 사라지고, 모집단이 큰 과목을 골라 수능 등급을 잘 받으려는 입시 전략만 남은 상황입니다.
[임성호/종로학원 대표 : 공정하게 어떤 수능의 평가 결과가 나와줘야 되는데, 본인의 노력과 무관하게 응시생 집단 수에 의해서 점수가 변화되는….]
이공계 인력 양성의 기본이 되는 학생들의 과학 기초학력 저하가 심각해진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수도권 공대 교수 : 기초를 제대로 닦고 오지 못하면 아무래도 다른 학생 대비 조금 뒤처질 수밖에 없고, 강의의 수준이나 내용을 조정할 수밖에 없어요.]
현행 수능 체제로 치러지는 마지막 해인 내년엔 10명 중 8명이 사탐 과목에 응시할 것으로 분석되는 등 '사탐런'은 더 심해질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김종미, 디자인 : 홍지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