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말고도 미국 위협할 중국 카드 또 있다…"배터리·구형 칩·약품도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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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0일 부산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에서 중국이 희토류 외에도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몇몇 산업 분야를 무기로 내세울 수 있단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리튬이온 배터리, 구형(성숙공정) 반도체, 의약품 원료 등 3개 분야의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무기로 휘두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신문은 중국이 수십 년에 걸친 산업 정책을 바탕으로 이들 분야에서 공급망을 장악했다면서, 중국 기업들이 공급망을 장악하면 세계 시장에 저가 제품을 쏟아내고, 이후 중국 당국이 수출 통제를 해 경쟁국들을 위협한다고 봤습니다.

우선 전기차·가전제품·에너지저장장치 등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관련해 세계 양대 배터리 생산 업체가 바로 중국 닝더스다이(CATL)와 비야디(BYD)라고 설명했습니다.

배터리 정보 업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BMI)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이 두 업체가 각각 28%, 12% 수준입니다.

3위는 국내 업체 LG에너지솔루션(7%)이지만 4위 역시 중국 업체 이웨이리넝(이브에너지·5%)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배터리가 중국 이외 국가에서 만들어지더라도 내부를 보면 중국 기여분이 상당하다면서, 세계 배터리 양극재의 79%, 음극재의 92%가 중국에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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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된 리튬의 63%, 정제된 코발트의 80%, 정제된 흑연의 98%도 중국산입니다.

중국은 최근 들어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 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지난 7월 관련 기술의 해외 이전 시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일부 제조 장비와 양극재 수출 때에도 승인을 받도록 했습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막으려 하고 있지만, 자동차·전자제품·방산 등에서 여전히 중요한 구형 반도체의 경우 중국 점유율이 상당한 수준입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자료를 보면 구형 반도체 제조 능력 면에서 중국 비중은 2015년 19%에서 2023년 33%로 올라갔습니다.

중국은 반도체 자립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들여 제조 시설을 구축해왔으며, 각국은 중국의 구형 반도체 과잉 공급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시장에서 밀려날 가능성을 우려하는 상황입니다.

차량용 반도체 등을 만드는 기업 넥스페리아를 둘러싼 중국과 네덜란드 간 갈등은 중국 측 조치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힙니다.

최근 중국 기업 윙테크의 자회사 넥스페리아에 대한 네덜란드 정부의 경영권 박탈과 관련해 중국 측이 넥스페리아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반도체의 수출을 막으면서 세계 자동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부 의약품 원료 공급망에서도 중국의 비중이 상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미국이 수입한 의약품 활성 원료와 관련한 국제무역센터(ITC) 트레이드맵 자료를 보면 소염·진통제 이부프로펜의 90%, 비타민C의 74%, 해열·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의 72%가 중국산이었다는 설명입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타이레놀의 주원료입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인도산 복제약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인도산 복제약의 활성 원료 상당 부분은 중국에서 온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의약품을 정치적 수단으로 쓸 경우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중국이 공급 중단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2020년 3월 신화통신은 중국이 의약품·의료용품 수출을 통제할 경우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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