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겨운 수준"…미 법원, 불법체류자 구금 환경 개선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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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카고에서 열린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대한 항의 집회

미국 법원이 트럼프 행정부가 중서부 최대 도시인 시카고 외곽에서 운영하는 불법체류자 구금시설 환경에 대해 "역겨운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지시간 5일 일리노이 북부 연방지원의 로버트 게틀먼 판사가 이민세관단속국, ICE에 대해 일리노이주 구금시설에 수용된 불법체류자들에게 침구류와 위생용품, 깨끗한 화장실을 제공하라고 명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게틀먼 판사는 "넘쳐흐르는 변기 옆 바닥에서 잠을 자야 한다는 것은 명백히 위헌적인 상황"이라며 "역겨운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게틀먼 판사는 ICE에 대해 구금자들이 세끼 식사와 함께 매일 샤워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덧붙였습니다.

ICE가 일리노이 브로드뷰에서 운영하는 구금시설은 원칙적으로 불법체류자들이 장기 구금시설로 이송되기 전 잠시 머무르는 용도로만 사용돼야 합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체류자 단속 강화로 구금자 수가 폭증하면서 이 시설의 수용자 수도 함께 늘어났습니다.

이 시설의 구금 환경이 외부로 알려진 후 인권 단체가 중심이 된 시위대가 몇 주째 시설 밖에서 항의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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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단체들은 "불법체류자들이 비위생적이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법률 상담도 받지 못한 채 구금돼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불법체류자 단속을 주관하는 국토안보부는 "모든 구금자는 물과 하루 세끼 식사를 제공받는다. 연방정부는 구금 공간 확충과 과밀화 방지를 위해 성실히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9월부터 시카고에서 대대적으로 불법체류자 단속 작전을 펼쳤습니다.

미국에서 3번째로 큰 도시인 시카고는 민주당 소속인 브랜든 존슨 시장이 재임 중이고,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 주지사도 민주당 소속 JB 프리츠커입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워싱턴DC와 로스앤젤레스 등 민주당 소속 시장이 장악한 대도시에 치안 불안을 이유로 연방 요원과 주 방위군을 투입했습니다.

(사진=CHICAGO TRIBUNE 제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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