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는데 경보로 잠 깨우는 '지진 긴급재난문자'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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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다음 달부터 지진 발생 시 흔들림이 적은 지역에 경보음이 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는 일이 사라집니다.

기상청은 다음 달부터 육지에서 규모 3.5∼4.9 지진 (해역은 규모 4.0∼4.9)이 일어나 최대 예상 진도가 5 이상인 경우 예상 진도가 3 이상인 시군구엔 긴급재난문자, 예상 진도가 2인 시군구에는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는 같은 상황에서 예상 진도가 2 이상인 시군구에 모두 긴급재난문자를 보냅니다.

진도는 '흔들리는 정도'를 나타내며 진앙과 거리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도 2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만 흔들림을 느끼는 정도'이고, 3은 '건물 위층에 있는 경우를 중심으로 실내에 있는 사람은 흔들림을 현저히 느끼며, 정차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입니다.

진도 4와 5는 각각 '실내의 다수가 느끼고 일부는 잠에서 깨며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정도'와 '거의 모든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고 그릇과 창문 등이 깨지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지는 정도'를 말합니다.

지진 문자 발송 기준 변경 이유는 "지진동이 느껴지지도 않았는데 긴급재난문자 경보음 때문에 놀랐다"는 불평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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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7일 오전 2시 35분께 충북 충주에서 규모 3.1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진앙에서 멀어 흔들림이 거의 없는 지역에도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면서 발송 기준을 바꿔 달라는 요구가 커졌습니다.

긴급재난문자에는 40 데시벨(dB)의 경보음이 동반됩니다.

안전안내문자의 경우 일반 문자메시지를 수신했을 때와 같은 알림음이 울리며 사용자가 알림음을 없애거나 진동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기상청은 지진이 관측소 가까이서 발생했을 때 최초에 규모가 과도하게 산정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 거리 내 관측소 관측자료는 진앙의 위치를 추정하는 데만 사용하는 등의 방안을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관련 기술 개발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충주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지진파 중 속도가 빠른 P파만을 토대로 자동 분석된 규모는 4.2였습니다.

이에 예상 진도가 2 이상인 177개 시군구에 새벽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으나 이후 추가 분석을 거치면서 규모가 긴급재난문자 발송 기준에 못 미치는 3.1로 조정됐습니다.

리히터 규모가 1.1 차이가 나는 지진 간 위력 차는 이론적으로 44배에 달합니다.

지진이 지진계와 불과 7㎞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하면서 기상청 자동 분석 시스템이 P파와 후속으로 도달한 S파를 제대로 분리하지 못한 점이 규모 과도 추정의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기상청은 원자력발전소와 철도 등 36개 국가 주요 시설에 시범운영 중인 '지진현장경보'를 기존 지진조기경보 체계에 병합, 내년부터 새로운 조기경보체계를 운영하기로도 했습니다.

현재 지진조기경보는 지진 최초 관측 후 5∼10초 내 발령되고 있는데 새로운 체계가 운영되면 '관측 후 3∼5초 내'로 발령 시간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상청은 지진해일 정보도 더 자주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현재는 기준 이상 지진해일이 들이닥칠 것으로 예상되면 특보를 발표하는데, 다음 달부터는 기준 이상 지진해일이 관측되면 특보를 발표하고 긴급재난문자도 보냅니다.

또 특보 기준 미만 지진해일 발생 시 현재는 관련 정보만 발표하지만, 앞으로는 정보 발표와 함께 안전안내문자도 보냅니다.

필요시 발표하던 지진해일 상세 정보는 지진해일 상승·하강·종료 등 추세에 따라 주기적으로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사진=기상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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