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부간선도로에서 교통단속 나선 경찰
"이게 왜 위반이에요? 새벽 2시부터 일하고 있는데 이래도 됩니까."
오늘(4일) 오전 8시쯤 서울 광진구 동부간선도로. 교통단속이 시작되자마자 끼어들기를 하다 적발된 트럭 운전사 류 모 씨가 경찰에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류 씨는 "길을 잘 모르니까 들어간 것"이라며 "경찰이 서라고 할 때까지 단속 대상인지 몰랐다"고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경찰은 류 씨에게 범칙금 3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류 씨는 2분여 동안 고지서에 서명을 거부하며 버티다 "앞으로는 (교통법규 위반을) 하지 말라는 차원"이라는 경찰의 설득에 마지못해 서명했습니다.
서울경찰청은 오늘 출근길 차량정체를 유발하는 교차로 꼬리물기·끼어들기,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법규 위반 등을 집중적으로 단속했습니다.
교통법규 위반 행위가 적발된 운전자 대부분은 경찰의 지시를 수긍하며 자리를 떠났으나 일부는 차에서 내려 항의하는 등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종로구 동십자각 교차로에서는 꼬리물기를 하다 적발돼 정차하라는 경찰의 수신호를 무시하고 도망가는 차량도 여러 대였습니다.
동부간선도로에서 끼어들기로 범칙금 3만 원을 물게 된 한 승용차 운전자는 "억울하다"며 "앞에서도 끼어들기를 한 차량이 엄청 많았는데 경찰이 다 잡았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또 다른 운전자는 "급한 일정이 있는데 출근길 도로가 너무 많이 밀려서 끼어들었다"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이곳에서는 경찰이 끼어들기 차량을 집중적으로 단속하자 창문을 열고 "잘한다"며 손뼉을 치고 지나가는 차량도 보였습니다.
학생들이 한창 등교 중이던 강남구 논현초 앞에서는 음주운전 차량이 적발됐습니다.
"어제 술을 마신 것"이라고 변명하는 운전자에게 경찰은 "그렇다고 해도 술이 완전히 깬 뒤에 운전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으로 확인돼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또 다른 운전자도 숙취 운전이 적발됐으나 음주운전 수치 미달로 훈방됐습니다.
'스쿨존에서 급가속하지 말라'는 주의를 들은 한 운전자는 "시속 30㎞를 넘지 않았는데 뭐가 문제냐"고 고성을 질렀습니다.
경찰이 "어린아이들이 많은데 안전운전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묻자 운전자는 답하지 못했습니다.
오늘 서울 전역에서는 출근길 교통법규 위반으로 모두 252건이 적발됐습니다.
끼어들기 81건, 꼬리물기 25건, 스쿨존 음주운전 3건이 단속망에 걸려 경찰에 입건되거나 범칙금이 부과됐습니다.
서울청은 '서울 교통 리디자인(재설계) 프로젝트'를 통해 연말까지 서울 시내 교통 상황에 대한 '대진단'을 벌여 안전과 차량 흐름 등을 개선할 방침입니다.
신중식 종로경찰서 교통안전계장은 "경찰관이 없을 때도 교통법규가 잘 지켜지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집중 단속에 나섰다"며 "시민들이 호응해 함께 참여해줘야 안전한 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대문구 연세대 교차로에서 꼬리물기 단속을 지켜보던 대학생 강 모(24)씨는 "초록 불로 바뀌었는데 버스가 확 우회전하는 등 안전이 우려됐다"며 "교통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단속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