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친절한 경제] 한국 김 열풍…'불닭라면' 이어 'K-푸드' 새 대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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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요일 친절한 경제 한지연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요새 한국 김이 잘 나가나 보네요?

<기자>

올해 3분기까지 김 수출이 8억 8천233만 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1조 2천500억 원에 달하는데요.

지난해보다 14% 늘었고 10년 전보다 4배 이상 많습니다.

어디로 많이 수출됐나 보면, 일본이 가장 많고, 그다음이 미국, 중국, 태국 순입니다.

특히 중국으로의 수출은 작년보다 40% 이상 급증했습니다.

일본과 미국도 각각 18%, 14% 증가했습니다.

김 수출이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한 건 K-푸드 열풍과 함께 김밥, 김스낵 같은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으면서부터입니다.

10년 전, 2015년 3분기까지만 해도 2억 2천만 달러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4배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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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처음으로 연간 1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 4천억 원 돌파가 유력합니다.

작년에는 9억 9천700만 달러로 아깝게 넘지 못했지만, 올해는 이미 그 속도를 앞질렀습니다.

정부는 미국의 상호관세 15% 시행 등 부담 요인은 있지만, 현지 소비 위축이 크지 않다면 '10억 달러 시대' 진입은 무난할 걸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해외에서는 그동안 우리나라 김을 김이라고 안 불렀어요?

<기자>

맞습니다. 지금까지 세계 시장에서 김은 일본식 '노리'나 '씨위드'로 불리고 있었는데요. 

그 대신 이제는 영어로 GIM, 'GIM'으로 표기하는 국제 표준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됩니다.

정부는 한국산 김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명칭을 'GIM'으로 바꾸는 국제표준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계획은 작년 10월 '김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의 하나로 발표됐고, 올해 8월에는 유엔식량농업기구와 세계보건기구가 공동 설립한 국제식품규격위원회, 즉 코덱스(CODEX)에 공식 제안서가 제출됐습니다.

9월에는 코덱스 산하 아시아 지역조정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서 최종 제안서가 상정됐고, 이번 달 중 본회의에서 작업 개시 여부가 결정됩니다.

승인이 나면 한국은 앞으로 6, 7년 동안 김의 성분 안정성과 규격, 표시 기준을 마련하는 국제표준화 작업을 주도하게 됩니다.

이 표준화가 완성되면 전 세계 마트 김 포장에 GIM, 'GIM'이라는 명칭과 기준이 국제표준으로 자리 잡고, 한국이 김의 품질 기준을 정하는 나라로 공식 인정받게 되는 겁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서 유럽처럼 까다로운 시장에서도 김 수출이 확대되고, 일본식 명칭 대신 한국 브랜드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높아진 한국 김의 위상, 그래서 어느 정도라는 겁니까?

<기자>

전 세계에서 거래되는 김의 60.2%가 한국산인데요.

그러니까 세계 김 10장 중 6장이 바로 한국에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은 이제 단순한 반찬이 아니라 우리 식품 산업의 주력 수출 품목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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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규모만 봐도 김은 이미 한우나 한돈보다 큽니다.

'김'이 '불닭라면'에 이어서 K-푸드를 대표하는 새로운 주인공이 된 겁니다.

이번 국제표준화 추진은 단순히 수출량을 늘리는 걸 넘어서 '김의 이름과 기준'을 한국이 직접 세운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노리' 대신 'GIM'이 공식 명칭이 되면 전 세계 어디서든 'GIM' 명칭과 기준이 글로벌 레퍼런스로 통일돼서 그 자체가 품질 인증이 됩니다.

여기에 김 산업 구조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마른김만 수출하는 게 아니라, 양념 김, 냉동 김밥, 가정간편식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새로운 성장 축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런 변화에 맞춰서 스마트공장 도입과 품질관리 강화 등으로 김 산업의 고도화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15% 관세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수요 확대가 그 영향을 충분히 흡수할 걸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흐름은 김이 단순한 밥 반찬을 넘어서 '한국이 만든 세계 식품 기준'으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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