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최상목, 계엄 날 한덕수에 '공직 마무리할 건가' 항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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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등 혐의 사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를 마친 뒤 최상목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덕수 전 총리에게 "50년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려 하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습니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오늘(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위증 등 혐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7시 55분쯤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부인한테도 얘기하지 말고 오라'는 전화를 받고 약 한 시간 뒤 대통령 집무실에 도착했습니다.

당시 집무실에는 한 전 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미리 와 있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조 전 장관에게 '재외공관 안정화' 등의 지시가 담긴 A4용지를 건네주며 계엄 선포 계획을 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 전 총리가 조 전 장관의 생각을 물었고, 조 전 장관이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윤 전 대통령이 '개인을 위해 한 일이라고 생각하느냐'며 목소리 톤을 높였다고 조 전 장관은 진술했습니다.

이후 국무위원들이 대통령 집무실을 나온 뒤 한 전 총리가 '도착 전에 대통령께 비상계엄에 대해 여러 상황을 들어 반대했다, 문제가 많다고 말씀드렸는데 듣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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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국무위원들을 소집해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를 연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러 나가자 최상목 전 장관이 한 전 총리에게 '왜 반대 안 하셨습니까.

50년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려고 했습니까'라고 강하게 따졌다고 조 전 장관은 증언했습니다.

또, 최 전 장관이 이 전 장관에게도 '원래 예스맨이니 노라고 못했겠지'라고 말하는 것도 들었다고 조 전 장관은 진술했습니다.

이튿날 새벽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된 후 비상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가 끝난 뒤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 대해 정리하자는 취지로 '국무위원들은 남아라.' 요청했다고도 말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또 '(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가) 회의란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하자 이 전 장관이 '어폐가 있다'고 따져서 서로 언쟁을 벌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한 전 총리가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니 정리하자'고 말했다고도 증언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다만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기 위해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물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증언했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지난 기일에 이어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습니다.

한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 3일 오후 8시쯤 강 전 실장에게 "텔레그램 좀 봐주시지요"라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시 한 전 총리가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는 삭제됐습니다.

강 전 실장은 "당시 한 전 총리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던 것 같다"며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당연한 질문이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지 물었고, 한 전 총리는 "지금은 갖고 있지 않고, 제 기억에 당시 대통령에게 대통령실로 오라는 말을 듣고 어떻게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등을 물어본 기억이 난다"고 답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5일 이 전 장관과 최 전 장관,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고, 오는 10일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입니다.

이어 12일 오전에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당일 오후에는 윤 전 대통령의 증인신문을 각각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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