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 '국회 계엄해제 방해 의혹' 추경호 23시간 밤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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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친 뒤 나오며 발언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소환해 23시간가량 조사했습니다.

특검팀은 어제(30일) 오전 10시부터 31일 오전 9시 13분께까지 추 전 원내대표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실제 조사는 약 12시간 만인 오후 10시쯤 마쳤으나 조서 열람에만 11시간이 소요되면서 조사가 모두 마무리되기까지 이례적으로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계엄 당일 있었던 사실관계에 대해서 소상히 설명드렸다"며 "이제 정권은 정치탄압, 정치보복 중단하고 민생을 챙기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조서 열람이 오래 걸린 이유 등을 묻는 말엔 별도로 답하지 않았습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요청을 받고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하는 방식으로 다른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습니다.

특검팀은 추 전 원내대표를 상대로 계엄 선포 이후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하면서 장소를 국회→당사→국회→당사로 세 차례 변경한 이유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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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 장소 번복으로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계엄 해제 의결에 참석하지 못했고, 국회의 해제 요구 결의안은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90명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석 190명·찬성 190명으로 가결됐습니다.

특검팀은 추 전 원내대표가 계엄 선포 직후 윤 전 대통령 등과 통화한 이유도 확인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차를 이용해 자택에서 국회로 이동 중이던 추 전 원내대표는 홍철호 전 정무수석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차례로 전화를 걸어 통화했고, 이후 윤 전 대통령과도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검팀은 추 전 원내대표가 이들과 통화하면서 계엄 상황에서 여당 차원의 '역할'을 요구받은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한편 특검팀은 증언 확보를 위해 한동훈 전 대표와 김태호·서범수·김용태 의원에 대한 공판 전 증인신문 절차는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수사기관 조사가 여의치 않을 때 법원 재판 전에 증인으로 불러 진술을 확보하는 절차입니다.

박지영 특검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추 전 원내대표를 조사했다 해도 공범 관련된 부분도 있기 때문에 공판 전 증인신문은 그대로 유지할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공판 전 증인신문 청구를 철회한 김희정 의원의 경우 조사 일정과 방식이 합의돼 조만간 소환 조사에 나설 예정입니다.

또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 중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한 의원도 있지만 추 전 원내대표의 공범으로 단정 지을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추 전 원내대표 측은 계엄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윤 전 대통령과 표결 방해를 논의하지도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윤 전 대통령이 표결 방해를 지시했다면 의원들이 국회에 모이지 않도록 해야 했지만 통화 이후 소집 장소를 다시 국회로 변경한 점 등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의총 장소 변경에 대해선 당초 의원들에게 국회로 모이라고 공지했으나 당시 당 대표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당사에서 열기로 해 엇박자가 생겼고, 여기에 국회 출입 통제가 더해져 불가피했다고 설명합니다.

특검팀은 지난달 추 전 원내대표의 자택과 사무실, 의원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후 여·야 의원들 다수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계엄의 밤 국회 내부 상황과 의원들 간 의사소통 내용 등을 파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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