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10·15 부동산 대책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해당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일단 둔화세로 돌아섰습니다.
무주택자와 처분조건부 1주택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한도를 70%에서 40%로 낮추는 등 강화된 대출규제에 더해, 주택 구입 시 2년 실거주 의무를 부여하는 토허구역 지정으로 갭투자(전세 낀 주택 구입)까지 차단되면서 거래 전반이 위축되고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선 결과로 풀이됩니다.
3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넷째 주(10월 2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0.23% 올랐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에는 10·15 대책 발표 이후 규제지역 적용(16일)에 이어 토허구역 지정(20일)까지 이른바 '삼중 규제'가 모두 적용된 이후 상황이 반영됐습니다.
상승폭은 전주(0.50%) 대비 0.27%포인트 축소됐습니다.
직전 주 서울 아파트 상승률은 1주 단위 기준으로는 한국부동산원이 주간 통계를 공표하기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최고 기록입니다.
부동산원은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으나 매수 문의 및 거래가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시장 관망 분위기가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전까지 상승세가 가팔랐던 한강벨트 권역을 중심으로 다수 지역의 상승세가 크게 둔화했습니다.
성동구(1.25%→0.37%)와 광진구(1.29%→0.20%)의 상승률이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을 비롯해 강동구(1.12%→0.42%), 중구(0.93%→0.30%), 마포구(0.92%→0.32%), 양천구(0.96%→0.38%), 송파구(0.93%→0.48%), 영등포구(0.79%→0.37%), 동작구(0.79%→0.44%), 동대문구(0.43%→0.09%) 등의 상승세 축소가 두드러졌습니다.
규제지역과 토허구역으로 함께 묶인 경기도권 지역도 같은 양상을 보였습니다.
지난주 역대 최고 상승률을 보인 성남시 분당구(1.78%→0.82%)와 과천시(1.48%→0.58%)도 오름폭이 꺾였고 광명시(0.76%→0.48%), 용인시 수지구(0.41%→0.31%) 등도 상승폭이 축소됐습니다.
반면 동탄을 끼고 있어 대표적인 풍선효과 예상 지역으로 지목된 화성시(0.00%→0.13%), 서울 동부권과 인접한 구리시(0.10%→0.18%) 등 이번 규제를 피한 경기도권 일부 지역은 상승세가 커졌습니다.
경기도 광주시(-0.04%→0.14%)는 직전 주 하락했다가 상승 전환했습니다.
대출규제 강화에 토허구역 지정으로 갭투자까지 차단되면서 거래 위축과 매물 급감이 함께 나타나는 만큼 당분간 일부 가격 조정은 있겠으나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토허구역 지정의 가장 큰 영향은 전세 낀 집을 매매할 수 없어 매도 희망자도 매물을 거둬들이는 탓에 거래 절벽이 온다는 것"이라며 "매물이 적어 가격 조정 폭도 크지 않을 것이고, 규제 범위가 워낙 넓어 풍선효과도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물량은 10·15 대책 발표일인 이달 15일 7만 4천44건에서 이날 현재 6만 4천618건으로 12.7% 감소했습니다.
수도권 전체 상승률은 0.14%로 직전 주 대비 0.11%포인트 둔화했습니다.
경기도(0.16%→0.12%)는 오름폭이 줄었고 인천(0.02%)은 전주와 상승폭이 동일했습니다.
지방(0.00%)은 보합세를 이어갔습니다.
5대 광역시(0.00%)는 보합, 8개 도(0.01%)는 상승했고 세종시는 0.09% 하락했습니다.
전국 기준으로는 직전 주 0.12%에서 0.07%로 상승세가 축소됐습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직전 주 대비 0.07% 상승했습니다.
서울(0.14%)은 매물 부족 흐름이 계속되는 가운데 역세권, 대단지 등 선호지역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되며 가격이 올랐습니다.
인천은 0.05%, 경기도는 0.09% 각각 상승했습니다.
지방(0.03%)은 5대 광역시가 0.05%, 8개 도 0.01%, 세종시는 0.13% 각각 올랐습니다.
(사진=한국부동산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