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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코인런 발생할 수도"…스테이블코인, 한은 경고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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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요일 친절한 경제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뱅크런보다 빠른 코인런', 뱅크런 비슷한 예금자 돈을 은행에 못 돌려주는 그런 건가 보죠?

<기자>

한국은행이 스테이블코인에서는 은행보다 훨씬 빠른 자금 인출 사태, 이른바 '코인런'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이슈와 대응 방안'이라는 141쪽짜리 보고서를 내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은행 관점의 7가지 위험 요인을 정리했습니다.

요즘 스테이블코인 얘기 하도 많이 나와서 이제는 다들 익숙하시죠.

스테이블코인은 말 그대로 '가격이 안정된 가상화폐'입니다.

달러나 원화 같은 자산에 가치를 묶어두기 때문에 1코인이 항상 같은 값으로 유지되도록 설계됐습니다.

그런데 이 약속이 깨지면 즉, '디페깅(Depegging)', 고정된 가치가 무너지는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이용자들이 한꺼번에 돈을 빼려 들면 '코인런', 즉 대규모 환매 사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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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뱅크런'보다 훨씬 빨라지는 속도죠.

이용자 불안이 커지면 클릭 몇 번으로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고, 담보 자산이 부족하거나 유동성 확보가 늦으면 순식간에 환매 불능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결국, 속도는 빨라졌지만 안전망은 아직 없는 세상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경고입니다.

<앵커>

뱅크런에 빗대서 우리가 코인런이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이게 사실 은행 예금은 아니고 코인을 아무리 화폐 가치에 연동시킨다고 해도 가치는 떨어질 수 있는 거잖아요.

<기자>

핵심은 보호장치가 없는 돈이 결제망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은행은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은 예금자보호법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쉽게 말해 코인을 발행한 회사가 돈을 돌려줄 능력을 잃으면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거죠.

또, 비금융 회사가 코인을 발행하면 '금산분리' 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금산분리란, 은행처럼 돈을 굴리는 회사와 물건을 파는 일반 기업을 분리해 놓는 제도입니다.

만약 한 회사가 두 역할을 모두 하면, 고객 돈을 자기 사업에 써버릴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결제 수단으로 확산되면, 한국은행이 금리를 조정해도 그 효과가 시장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은행을 거치지 않고 전자지갑 안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금리 변화가 예금 이자나 대출 이자처럼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또, 결제망이 민간 코인으로 바뀌면 문제가 생겼을 때 중앙은행이 개입해 멈추거나 복구할 수 없다는 점도 위험으로 꼽았습니다.

즉, '최종 보증자'가 없는 결제 시스템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한국은행은 "결제 기능이 확산되면 통화 및 금융 시스템 안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마디로 혁신은 인정하지만 제도권 안에서 화폐처럼 쓰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판단입니다.

<앵커>

마지막은 '바늘구멍 같은 계층 상승의 문', 좀 우울한 얘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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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소득이 늘어서 계층 상승한 경우가 10명 중 2명에 그쳤다는 내용입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3년 소득 이동 통계를 보면 소득이 오른 사람보다 제자리인 사람이 훨씬 많았습니다.

전체 인구의 65.9%가 전년과 같은 소득 분위, 즉 같은 계층에 머물렀고 상향 이동한 사람은 17.3%, 하향 이동한 사람은 16.8%였습니다.

특히, 가장 소득이 높은 5분위의 85.9%는 다음 해에도 같은 위치를 유지했고, 가장 소득이 낮은 1분위도 10명 중 7명은 그대로였습니다.

즉, 위에 있던 사람은 계속 위에, 아래에 있던 사람도 계속 그대로인 경우가 많았던 겁니다.

청년층은 이동성이 40%로 가장 높았지만, 저소득층에서 벗어난 비율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노년층의 1분위, 그러니까 가장 소득이 낮은 계층을 못 벗어난 비율은 38%로, 노후 빈곤이 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노력하면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이 현실에서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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