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26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중재에 나서 합의에 이른 태국과 캄보디아 간 '휴전 협정'.
협정을 지렛대 삼은 무역 협상으로 두 국가에서 경제적 실익까지 두둑이 챙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해결한 전쟁이 또 하나 늘었다고 자찬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현지 시간 26일) : 저희 행정부가 단 8개월 만에 종식시킨 8개 전쟁 중 하나입니다. 한 달에 하나꼴이죠. 이제 딱 하나 남았습니다.]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도 이렇게 말하며,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 (현지 시간 26일) :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캄보디아 국민들의 감사를 담아, 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했습니다. 제가 말씀드렸듯이, 평화는 생명을 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한껏 치켜 세웠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캄보디아 프놈펜타임스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정 중재를 "기회주의적 쇼"라고 비꼬는 사설이 실렸습니다.
프놈펜타임스는 훈 센 전 총리의 홍보를 담당했던 인사가 2018년 인수한 매체인데, 이후 편집권도 집권당 측으로 넘어가면서 지금은 철저하게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매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매체는 아세안이 자체적으로 위기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내부 약점을 이용하는 외부 인물들로 인해 아세안의 중립성이 얼마나 쉽게 위태로워질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협정 중재를 "아세안의 자체 메커니즘이 제 역할을 못 하는 틈을 타 미국이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시도"라며, "기회주의적인 쇼"라고 촌평했습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동안에는 아세안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다"며 "동남아 지역 외교를 거래적 정치로 취급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를 예우하거나 중국을 고립시키는 건 아세안 역사의 교훈을 오해하는 것"이라며, 동남아 대표 친중 국가로서의 위치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취재: 김민정, 영상편집: 김수영,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