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내일(27일) 예정된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 사이의 협력 강화를 위한 'CSP 비전'을 공개합니다.
이 대통령과 함께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이 같은 계획을 소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양측의 관계 수립 40주년인 2029년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하겠다는 뜻과 함께, 지난해 수립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구상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위 실장은 특히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영어 약자인 'CSP(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에 맞춰 관계 발전 전략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C'는 '기여자'(Contributor)를 의미하며 아세안 청년의 꿈을 지원할 제도적 틀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입니다.
'S'는 성장과 혁신을 위한 '도약판'(Springboard)을 뜻하며, 양측의 양적·질적인 교류 확대를 포함한 공동 성장의 비전을 담을 계획입니다.
'P'의 경우 평화와 안보를 위한 파트너(Partner for peace and security)로, 역내 안정과 초국가범죄 근절을 위한 수사 공조 등을 강화하자는 뜻을 담았습니다.
위 실장은 "한국에서 아세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내일 회의는 이재명 정부의 아세안 중시 기조를 보여주는 데뷔 무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한 논의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위 실장은 "우리의 대북정책 전반에 대해 아세안과 협의를 갖고 있으며, 그에 대한 아세안의 호의를 유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성명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느냐'는 질문엔 "그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 중인 역내 다자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연결고리 삼아 남북 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느냐는 물음엔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나 올해 현재까지는 그런 계기가 없었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아세안 정상회의 직후엔 곧바로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여기서는 금융·식량 안보와 관련한 해결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며, 특히 이 대통령이 리창 중국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첫 대면하는 자리가 될 수 있어 주목됩니다.
위 실장은 "중국·일본 정상과 조우할 가능성이 있어 대비는 하고 있으나 겹치는 시간이 길지는 않다"며 "본격적인 대화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