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캄보디아에서 120억 원대 연애 빙자 사기를 벌인 한국인 부부가 잠적하는 과정에서 캄보디아 경찰의 비호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이 부부는 수사망을 피하려고 성형수술까지 했는데, 이 수술을 한 병원의 운영자가 캄보디아 경찰 고위 간부의 아내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신용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3월부터 연애 빙자 사기 수법, 일명 로맨스 스캠으로 약 120억 원의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 30대 한국인 총책 부부.
이들이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병원 측은 남편인 강 모 씨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내 안 모 씨가 코 수술을 받은 사실이 기억난다고 말했습니다.
[병원 매니저 : 아마도 코 수술했던 거 같습니다. (코만 했나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코 수술은) 500달러 합니다.]
이 부부는 지난 2월 인터폴 공조로 현지에서 체포됐지만 6월 초에 돌연 풀려났고 이후 다시 우리 수사 당국과 현지 경찰의 공조로 체포됐습니다.
하지만 이 부부는 최근 한국인 피의자 64명 송환 당시 대상에서 제외돼 현지 경찰에 뇌물을 주고 석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석방 후 추적을 피하려고 성형수술까지 받은 걸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성형수술을 받은 곳으로 지목된 병원의 운영자이자 해당 건물의 소유주가 캄보디아 경찰 정보국 고위 간부의 아내인 걸로 우리 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사실이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병원 매니저 : 우리는 정부 허가받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당국은 적색 수배 상태였던 이들이 수사망을 피할 수 있었던 배경에 현지 경찰 고위직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에 파견된 법무부 검사와 수사관은 최근 캄보디아 법무부 차관을 만나 이들 부부에 대한 신속한 송환을 요청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한결,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