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 마을의 기적…미엘뷔, 창단 86년 만에 스웨덴 축구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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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1부리그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미엘뷔 선수들

인구 1천450명에 불과한 스웨덴의 작은 어촌 도시 헬레비크를 연고로 하는 미엘뷔 AIF가 창단 86년 만에 처음 스웨덴 프로축구 1부리그 챔피언에 오르는 기적을 쏘아 올렸습니다.

미엘뷔는 오늘 스웨덴 예테보리의 감라 울레비에서 열린 IFK 예테보리와 2025 알스벤스칸 27라운드 원정에서 2-0으로 이겼습니다.

이날 승리로 승점 66(20승 6무 1패)을 기록한 미엘뷔는 정규리그 종료에 3경기를 남기고 2위 함마르뷔 IF(승점 55)와 승점 차를 11로 벌리며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우승을 확정했습니다.

이로써 미엘뷔는 창단 86년 만에 처음 1부리그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만끽하며 역대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2차 예선 출전권을 거머쥐는 겹경사를 맞이했습니다.

16개 팀이 경쟁하는 스웨덴 1부리그 '알스벤스칸'은 그동안 말뫼 FF, 예테보리 등이 챔피언 자리를 차지해왔지만, 이번 시즌에는 달랐습니다.

1939년 스웨덴의 작은 어촌 도시인 헬레비크를 연고로 창단한 미엘뷔는 2019년 2부리그 우승으로 2020년부터 알스벤스칸으로 승격한 이후 지난해까지 중하위권을 전전했습니다.

홈구장의 관중석도 6천500석에 불과하고 예산도 초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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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엘뷔는 이번 시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개막 7경기 연속 무패(5승 2무)를 내달리다 7라운드에서 시즌 첫 패배를 당한 미엘뷔는 이후 19경기 연속 무패(15승 4무)를 작성하며 조기 우승을 확정했습니다.

불과 9년 전만 해도 4부리그 강등을 걱정해야 했던 미엘뷔는 2018년 3부리그 우승에 이어 2019년 2부리그 챔피언에 오르며 2020년부터 1부리그 무대에서 경쟁했습니다.

미엘뷔는 이번 시즌 27라운드까지 49골을 쏟아내는 동안 실점은 17골로 틀어막는 '짠물 축구'를 펼쳤습니다.

득점에선 16개 구단 가운데 2위였고, 실점은 최소로 이 부문 공동 2위인 함마르뷔와 가이스(이상 27골)보다 10골이나 적었습니다.

벌써 3번째 미엘뷔를 지휘하는 안데르스 토르스텐손(59·스웨덴) 감독은 2024년 백혈병을 진단 받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여전히 팀을 이끌며 팀의 역대 첫 1부리그 우승을 완성했습니다.

더불어 토르스텐손 감독을 보좌하는 노르웨이 출신의 칼 마리우스 악숨(35) 코치는 '엘리트 축구에서의 시각적 인지'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말 그대로 엘리트 지도자로, 선수들의 스캐닝 능력을 개선해 공격 전개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스캐닝은 선수가 공을 받기 전 주변 정보를 얻기 위해 머리를 돌리는 시각 탐색을 말합니다.

토르스텐손 감독과 2024년 1월 합류한 악숨 코치는 크로스와 세트 피스에 의존하던 팀 전술을 후방 빌드업에 따른 점유율 유지와 유기적 공격 전개로 바꿔내며 '기적'의 기초를 닦았습니다.

결국 미엘뷔는 이번 시즌 27경기에서 16명의 선수가 49골을 만들어 냈고, 경기당 평균 볼 점유율도 54.3%로 리그 4위에 올랐습니다.

여기에 스웨덴 프로축구는 개인 투자자나 기업이 구단 지분 50%를 초과할 수 없는 '50+1 룰'을 적용하는 터라 미엘뷔는 2016년 3부리그에서 파산 위기까지 겪었지만 유망주 육성과 지역 사회와의 깊은 유대를 통해 재정 위기를 넘겼고, 마침내 꿈에 그리던 '1부 리그 우승'의 기적을 완성했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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