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정치범과 맞교환?…120억대 사기 부부 한국 송환 난항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한 감금·폭행 사건이 이어지면서 현지에 본거지를 두고 120억 원대 '로맨스 스캠' 사기 행각을 벌인 한국인 A 씨 부부의 국내 송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A 씨 부부 송환 지연 배경에는 캄보디아 당국의 '맞교환' 요구가 있습니다.

A 씨 부부와 한국에 있는 캄보디아 반정부 인사를 서로 송환하자는 것입니다.

국내 체류 중인 해당 반정부 인사는 '부트 비차이'라는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자국 정치 체제를 비판하는 콘텐츠를 올리는 인플루언서로 한국 정부에 난민 지위 신청을 한 상태입니다.

법적으로 난민 신청자는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체류 자격이 보장되는 데다가 한국과 캄보디아 간에는 '정치범'을 인도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기 때문에 캄보디아 당국의 요구를 들어주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송환이 지연되는 사이 경찰은 A 씨 부부의 로맨스 스캠 사건을 계속 수사해 범죄 혐의자 총 83명을 특정하고 54명을 검거했습니다.

이 중 34명은 구속기소돼 일부는 1심에서 징역 2∼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경찰은 나머지 20명 중 2명에 대해선 자금세탁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18명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아직 검거되지 않은 29명은 현재 캄보디아 현지에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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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들에 대해 인터폴과 피의자 신원, 지문 등을 공유하는 적색수배를 내리고 체포 영장을 발부받은 상태입니다.

특히 A 씨 부부 등 주범 4명에 대해선 해외 유출 범죄 수익을 추적·환수하기 위한 은색수배도 내렸습니다.

A 씨 부부 일당은 딥페이크로 가상 인물을 만들어 채팅 앱을 통해 이성에게 접근, 연인 사이가 된 것처럼 신뢰를 쌓으며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습니다.

이들은 캄보디아에 본거지를 두고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00여 명을 상대로 120억 원을 뜯어냈으며 가상화폐나 상품권 매매 등을 통해 현금화했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장애인이나 중소기업 사장, 주부, 노인 등도 있으면 적게는 200만 원에서 많게는 8억 8천만 원까지 뜯겼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부부 송환을 위한 절차는 모두 밟았다"며 "피해자들의 피해 보상을 위해 빨리 송환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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