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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요토미 희대요시!"…아님 말고!! [스프]

[이브닝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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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판 속 등장한 팻말...'조요토미 희대요시'

어제(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는 충돌이 예고된 자리였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출석과 증언 여부를 놓고 여야, 그리고 대법원이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여왔죠. 회의 시작부터 고성이 오가고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국정감사장 퇴장을 허락하지 않은 채 의원 질의를 강행했습니다. 첫 질의에 나선 무소속 최혁진 의원. 조 대법원장과 대법원을 '친일 사법부'로 몰아붙였습니다. 최 의원이 제시한 조 대법원장의 '친일' 근거는 이렇습니다.

최혁진/무소속 의원 (어제 국회 법사위 대법원 국정감사)
"제가 제보받은 내용입니다. 조희대 대법원장 임명을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추천한 사람이 김건희의 계부 김XX라고 합니다. 김XX는 일본 태생이고 일본 황실가와 깊은 인연이 있고 일본 통일교와도 밀접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게 사실이면 김XX를 통해 일본 입맛에 맞는 인물을 대법원장으로 추천한 것입니다."

최 의원이 조 대법원장의 추천인으로 지목한 김XX가 정말 추천인이 맞는지, 김건희 여사의 계부는 확실한지, 정말 일본 황실, 일본 통일교와 밀접한 인연이 있는지,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조 대법원장을 친일이라 불러도 될지, 최 의원은 중간 연결고리는 생략하고 바로 친일을 주장했습니다. 다만 '친일'의 증거로 두 가지 재판 사례를 들었습니다. 2023년 일본 사찰의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 반환 소송에서 일본 사찰 승소 사례와 2023~2024년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일본 전범 기업들을 상대로 한 추가 소송 기각 사례입니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질의 도중 팻말을 하나 들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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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임진왜란을 일으켰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빗대 '조'요토미 '희대'요시라고 조롱하고 조 대법원장의 얼굴에 일본 상투를 합성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에게 '친일' 프레임을 씌운 것이죠. 최 의원은 주어진 질의 시간의 대부분을 조 대법원장의 '친일'을 주장하는 데 썼습니다. 대법원에 대한 국감 질의였지만 조 대법원장이나 대법원 관계자의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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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조요토미 희대요시'가 최혁진 의원의 신조어는 아닙니다. 지난 5월 1일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이 나오고, 이틀이 지나 열린 규탄 집회에서 한 집회 참가자가 들고 나와 눈길을 끈 팻말에서 비롯됐습니다. 당시 이재명 후보에 대한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 조롱의 신조어가 밈처럼 번졌고, 대법원의 '친일'프레임을 뒷받침할 과거 판결도 함께 다시 부상했습니다. 민주당 주장에 따르면 어제 대법원 국정감사에서의 쟁점은 이재명 당시 후보의 유무죄 판단 이전에 이례적으로 신속했던 파기환송의 경위를 따지겠다는 것이었는데, 최 의원은 이를 '친일'로 환치한 셈이죠. 조 대법원장의 이석 여부로 난장판이 된 법사위 회의장에서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조 대법원장을 면전에 두고 온 국민이 지켜볼 수 있도록 전국으로 생방송되는 와중에 말입니다. 최 의원에게는 회의석상의 발언으로 처벌받지 않는 국회의원 면책특권이 있습니다.

쏟아진 비판…"천박하고 흉한 모습", "망신 프레임"

정치권 안팎에선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금태섭 전 의원은 SNS를 통해 "정치하면서 흉한 것 많이 봤지만 이 장면이야말로 가장 천박하고 흉한 모습이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습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광란의 홍위병 쇼"라고 표현했고,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대법원장을 조롱한 합성사진까지 등장한 법사위 국감장은 사법부를 희화화하며 민주주의의 품격을 무너뜨린 민주당의 난장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여당에서도 쓴소리가 나왔습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런 모습들이 방송이 됨으로써 조 대법원장을 압박하고 망신 주고 했다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겠느냐"며 "본질적인 답변을 이끌어내는 회의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다만 "최 의원은 민주당에서 제명된 무소속 의원"이라며 민주당과 분명한 선을 그었습니다. 최 의원은 오늘 새벽 SNS에 팻말을 든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국감 첫날, 성심을 다했다"고 자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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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당 복귀 거부, 민주당 잔류 희망한 '무소속' 의원

최혁진 의원은 새진보연합(현 기본소득당) 몫으로 배정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로, 민주당 비례대표였던 강유정 의원이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들어가면서 의원 자리를 승계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의원이 된 이후에는 본래 소속 정당인 기본소득당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최 의원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는 민주당에 최 의원 제명을 요청했고, 최 의원은 민주당에서 제명돼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수행하게 됐습니다. 당시 용 대표는 최 의원에 대해 "당선이 되든 되지 않든 기본소득당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말을 손바닥 뒤집듯 바꿨다"며 "책임 있는 정치가로서 결코 취할 수도, 취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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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팻말 든 모습이 방송에 공개된 뒤 최 의원의 SNS에는 "잘했다", "속이 시원하다"는 내용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민주당으로선 최 의원과 엮이는 게 부담스러울지 몰라도, 무소속 신분으로 주목받기 어려웠던 최혁진 의원으로선 '매우 적절한 한방'이었다고 자평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 소식 더…윤 부부, 프랑스 순방 때 '개 의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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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윤석열 전 대통령 관련 사실 하나 더 전해드릴게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지난 2023년 프랑스 순방 당시 반려견에 대한 의전을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23년 프랑스 방문 당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반려견 동반을 계획하며 프랑스 공관에 이에 맞춘 의전을 준비해 달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호텔 스위트룸에 개가 머물 공간을 요구하고 반려견 전용 차량과 반려견 담당 대사관 직원을 지정하는 등 어이없는 상황이 있었다"고 폭로했습니다. 다만 실제로 윤 전 대통령 부부의 프랑스 방문 당시 반려견 동반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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