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신흥2리 동백마을.
참가자들이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직접 동백 비누를 만드는 체험으로 일정을 시작합니다.
향긋한 오일 향이 퍼지자 긴장됐던 표정도 조금씩 풀립니다.
[남은숙/51·인천 : 제주에 매일 가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안 나서 못 왔다가, 이번에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어요.]
짐을 풀고, 이제 마을 길을 따라 걷습니다.
주민의 설명을 들으며 기름 원료가 될 동백 씨앗을 줍는 체험도 이어집니다.
2박 3일 동안 요리하고 산책하며 일상을 돌아보는 체류형 프로그램입니다.
숙소는 마을의 유휴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동백언우재.
'동백나무 곁에서 보내는 그 시절의 집'이라는 뜻을 지녔습니다.
지난 7월 문을 연 뒤 석 달 만에 이용객이 1,000명을 넘었습니다.
단기 체류 모델이 지역에 자리 잡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주관광공사와 마을은 은퇴세대의 지역 체류를 확대하기 위해 별도의 은퇴 전환형 체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정책 흐름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연진/58·인천 : 따뜻한 곳이고, 오면 항상 이국적인 느낌을 받아요, 그런 점도 매력 있는 도시이고, 친구가 같이 정착할 수 있다면 제주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어서.]
[오동정/동백고장보전연구회 회장 : 1주일 단위로 했다가 줄여서 (2박 3일로) 실시하고 있는데, 이분들이 경험해 보고 돌아가면 옆 사람, 또 옆 사람, 어르신 그리고 자식들에게 얘기할 수 있으면 하는(바람입니다.)]
'동백언우재'는 행정안전부의 '고향올래' 사업을 통해 조성됐습니다.
마을과 행정이 함께 만든 '머무는 삶'의 거점입니다.
전국적으로 65살 이상 인구는 전체 20%를 넘어섰고, 제주는 읍·면 지역 대부분이 이미 초고령사회에 들어섰습니다.
마을의 일상이 곧 하나의 여행이 되는 곳.
은퇴 이후의 시간은 쉼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취재 : 김지훈 JIBS, 영상취재 : 박주혁 JIBS,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