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연정 붕괴…다카이치 새 총재 출범 전부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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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

26년간 이어진 일본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의 동맹이 강경 보수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자민당 총재 등장으로 결국 붕괴했습니다.

공명당이 민주당 집권기를 제외하고 사반세기 동안 유지해 온 연립 정권에서 이탈하면서, 다카이치 총재는 내각 출범 전부터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번 사태가 일본 정계 개편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됩니다.

교도통신과 NHK는 자민당과 공명당이 오늘(10일) 연립 정권 구성을 두고 협의했지만, 기업·단체의 정치자금 규제 강화 문제에서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공명당 사이토 데쓰오 대표는 회담 후 취재진에게 "정치자금에 대한 기본 입장에 차이가 있었다"며 자민당의 미흡한 태도에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사이토 대표는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 전모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의원 비서가 기소된 사건도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하기우다 고이치 의원을 자민당 간사장 대행으로 임명한 점도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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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민당과의 연합을 백지화하고 관계를 정리하겠다"고 밝히며, 더는 자민당과 함께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번 총리 지명선거에서는 공명당 의원들이 자당 대표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명당은 다카이치 총재 취임 후 야스쿠니신사 참배, 비자금 스캔들 대응, 외국인 배척 문제 등 세 가지를 주요 쟁점으로 제시하며 해명을 요구해 왔습니다.

사이토 대표는 "야스쿠니신사와 외국인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식을 공유했지만, 정치자금 규제에서는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민당은 공명당이 기업·단체 헌금 수령 허용 대상에서 지방 일부 지부를 제외하자 불만을 쌓아 왔습니다.

다카이치 총재는 전날(9일) NHK 인터뷰에서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말했지만 끝내 합의에 실패했습니다.

연정은 깨졌지만 자민당은 여전히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제1당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총리 지명선거는 두 의회가 각각 실시하며, 결과가 다를 경우 중의원 결과를 우선합니다.

현재 중의원 465석 가운데 자민당은 196석, 입헌민주당 148석, 일본유신회 35석, 국민민주당 27석, 공명당 24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정당들이 자당 대표에게 투표한다면 다카이치 총재가 총리로 선출될 전망입니다.

다카이치 총재는 새 연정 구성을 위해 국민민주당이나 일본유신회에 손을 내밀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들의 합류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공명당은 중도 보수 성향의 종교단체 '창가학회'를 기반으로 하며, 자민당의 보수 정책을 완화하는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당은 그동안 선거에서도 긴밀히 협력해 왔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에서 공명당의 지원이 없었다면 자민당 지역구 의원 132명 중 25명이 낙선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공명당의 조직표는 지역구당 약 2만 표 규모로, 접전 지역에서는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정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총리 지명선거가 열릴 임시국회가 이달 20일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26일부터 아세안(ASEAN) 정상회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 경주 APEC 정상회의 등 외교 일정이 이어져, 24일 이전에는 새 총리가 선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총리 선출이 늦어질 경우 다카이치 총재의 소신 표명 연설은 다음 달 4일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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