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새 내각' 구성에 프랑스 정부 또 붕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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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새 내각을 구성하면서 기존 내각 인사들을 재기용해 야권 반발에 부딪히면서 또다시 불신임 위기에 놓였습니다.

블룸버그 통신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시간 5일 마크롱 대통령은 신임 장관들을 임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장관 18명 중 3분의 2는 전임 바이루 총리 내각 출신에, 다른 신임 장관들 역시 상당수 마크롱 정부에서 요직을 맡았던 인물들로 채워져 새로운 것 없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신임 재무장관으로는 2017년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한 롤랑 레스퀴르 전 산업부 장관이 임명됐습니다.

재무부 산하 아멜리 드몽샬랭 예산 담당 장관도 자리를 지켰고, 우파공화당(LR) 대표 브뤼노 르타이오는 내무부 장관으로 복귀했습니다.

과거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 개혁을 주도했던 엘리자베트 보른 전 총리는 교육부 장관에 유임됐습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 임기 초기 7년간 재무부 장관을 지냈고, 그의 핵심 정책에 적극 협조해왔던 브뤼노 르메르가 국방부 장관으로 복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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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총리가 의회 불신임으로 물러난 뒤 지난달 임명된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총리는 이전 정부와의 단절을 약속했지만, 고위 인사 상당수가 이름만 바꿔 자리를 지켰습니다.

이는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주의 정책 목표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정치권에선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야권은 르코르뉘 총리의 의회 연설이 예정된 오는 7일 불신임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마크롱의 내각 구성에 '한심하다'며 '말문을 막히게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의회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왔던 사회당은 르코르뉘 총리가 명확한 방향 전환을 하지 않을 경우 그를 물러나게 하는 안건을 지지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사회당 대변인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정책 변화가 없다면 사회당은 그를 불신임할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진실로 그리고 원칙적으로 아무것도 바꾸고 싶어 하지 않는 대통령과 총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회당은 적자 감축 속도 완화, 부자세 도입, 연금개혁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몇 달간 긴축 재정 기조에 대한 시민 반발이 이어지며, 정치적 불확실성과 재정 건전성 우려가 커졌습니다.

르코르뉘 총리는 전임 두 총리가 마주했던 예산안 통과라는 난제를 여전히 안고 있습니다.

이 예산안에는 유로존 최대 규모의 재정 적자를 억제하기 위해 필요하지만 국민 반대가 큰 지출 삭감 및 증세가 포함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르코르뉘 총리는 예산안 등 주요 법안을 표결 없이 통과시킬 수 있는 헌법 제49조 3항은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좌파 정당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화해의 손길을 내민 셈이지만, 과반 확보를 위해 의원들에게 더 많은 양보를 해야 한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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