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 정책 지각 변동"…미, 우크라에 러 좌표 찍어줄 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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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내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장거리 타격 정보를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 결정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 정책에 있어 급격한 전환을 보여준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현지 시간 2일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이번 조치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미국 역할의 확대를 의미한다면서 이같이 짚었습니다.

앞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내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 공격 지원을 위해 정보 공유를 승인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가 나왔습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와 관련한 미국 정부의 최종 결정 사항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기관들에 우크라이나와 정보를 공유할 준비를 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 정책 기조에 대대적인 변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백악관 논의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번 결정에 대해 트럼프 이너서클의 입장에 "지각 변동"이 있었다고 표현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확전 가능성과 종전 협상에 미칠 영향 등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제공하거나 사용을 승인하는 일에 매우 소극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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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지원한 사거리 300㎞의 전술 탄도 미사일 '에이태큼스'의 사용도 중단시켰습니다.

게다가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이후 러시아 편을 들던 기존의 입장을 뒤집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잃어버린 영토를 모두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를 향해 "실질적인 군사 강국이라면 이기는 데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았을 전쟁을, 3년 반 동안 목적 없이 싸우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종이호랑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내 장거리 타격 정보를 제공하기로 한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러시아 비판 발언 직전에 나온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미국으로부터 러시아 내 장거리 타격 정보를 제공 받게 되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방공 체계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표적을 향해가는 경로를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기존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의 유효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장거리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거리가 2천500㎞에 달하는 토마호크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해 본토 깊숙한 곳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너서클은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토마호크 미사일의 지원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적 균형 측면에서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를 지원할 경우 긴장 상태가 새로운 차원으로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남부 휴양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본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미군의 개입 없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러·미 관계를 포함해 완전히 새롭고 질적으로 새로운 수준의 악화"가 초래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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