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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8NEWS] 문단속 시작된 유럽 "우리도 돈 내놔"…이민자 포비아에 여행 분위기도 '돌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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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럽 국경 문단속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우선 내년 하반기 유럽으로 여행을 오면 한 명당 20유로를 내야 합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내년 4분기쯤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ETIAS라고 부르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기 때문인데, 유럽 여행 사전 허가제입니다. 미국 ESTA 제도하고 같다고 보면 됩니다. 유럽으로 출국하기 전에 온라인으로 사전에 신청서를 내야 하고요. 여권 정보, 개인 신상 이런 것뿐만 아니라 여행 계획, 방문 목적, 그리고 심지어 범죄 경력에 관련한 설문까지도 포함될 예정입니다.

지금은 유럽에 가면 관광 목적 비자는 무비자입니다. 수수료를 내는 것도 없고 입국도 매우 자유롭습니다. 저도 두 달 전에 프랑스에 왔는데, 입국심사대에서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한마디 듣고 그냥 통과를 했습니다. 그만큼 쉬웠다는 건데, 그게 이제는 깐깐해진다는 겁니다. 사전에 심사를 해야 하는 절차가 추가되니까 수수료가 붙습니다. 원래는 7유로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내년 하반기가 되면 20유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환율이면 3인 가족일 경우에는 10만 원 정도 수수료를 내야 하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이 ETIAS를 도입하기 전에 먼저 도입하려는 제도가 있습니다. 역시 국경 문단속을 강화하는 수단인데, 이름도 '엔트리 엑시트(Entry-exit)' 시스템입니다. 대놓고 이름에서 출입국을 컨트롤하는 시스템이라는 겁니다. 유럽 국가는 사전 허가를 받는 ETIAS를 시행하기 위해서 EES를 먼저 도입하려고 합니다. EES는 간단합니다. 유럽 국가 국경을 넘나들 때 개인 신체 정보를 등록하는 시스템입니다. 요구하는 디지털 정보는 지문과 얼굴 사진입니다. 모두 다 하는 건 아니고 비 EU 거주자들에게 해당됩니다. 장기 체류 비자는 또 면제가 되고요. 그러니까 무비자나 단기 체류 비자를 소지한 사람만 해당됩니다. 안 하면 강제 추방될 수 있습니다. 이건 당장 이번 달 12일부터 시행됩니다. 한국에서 10월 12일부터 유럽으로 여행을 오게 되면 공항에서 지문을 찍고 얼굴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한 번 하면 3년간 유효합니다. 유럽 관광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EU는 앞으로 서서히 적용하는 국가를 늘려서 6개월 안에 셍겐 국가 전체에 도입할 예정입니다. '셍겐', 발음도 어려운데 이게 뭐냐면 유럽 안에서 국경 이동 통제를 서로 없앤 국가들을 말합니다. 모두 29개 나라고요. 그러니까 이게 도입이 되면 당장 도장 찍고 금방 통과하던 입국 절차가 한 사람당 몇 분씩 더 걸릴 수가 있습니다. 단순히 계산하면 10명만 등록을 해도 예전보다 이 통과 절차가 몇십 분 더 걸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유럽을 오갈 때 당분간은 스케줄을 좀 더 여유 있게 잡는 게 낫겠다고 외교 당국자는 조언을 했습니다.

자, 그럼 왜 유럽이 이 ETIAS, EES 제도를 새로 도입하려고 하느냐, 간단합니다. 국경 출입을 더 까다롭게 하겠다는 겁니다. 먼저 EES로 출입국자들의 정보 데이터를 쌓고요. 출입국 하려는 사람들이 여행 허가를 사전에 신청을 하면, 사전 데이터를 활용해서 그걸 체크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다른 이유는 불법 이민자 단속입니다. 지금 유럽 곳곳에서 이민자 때문에 아주 많은 충돌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목소리가 굉장히 큽니다. 그래서 EES를 도입하면 국경을 통과할 때 무조건 생체 정보를 남겨야 합니다. 무비자나 단기 비자로 들어와서 그냥 눌러앉는 불법 체류자들이 다 걸리게 되는 겁니다. 예전에는 무슨 비자를 받았든 간에 유럽에 들어오기만 하면 국경을 지날 때 셍겐 국경 국가를 지날 때 검사할 일이 없었습니다. 그게 이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지금 유럽에서 불법 이민자로 파악되고 있는 수는 500만 명에 달합니다. 사실 이 통계로 잡히지 않는 게 더 많아서 그 이상 훌쩍 더 넘어갈 겁니다. 먹고살기 팍팍해진 유럽에서 이민자들이 늘어나다 보니까 각 나라마다 이민자 문제 해결하라고 난리입니다. 2015년, 그리고 2016년에 유럽에서 충격적인 테러 사건이 있었습니다. 2015년에 파리에서 있었던 테러 사건은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파리에서 총기 무장 테러 사건이 벌어져서 130명이 죽었습니다. 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130명은 2차 세계대전 이후에 프랑스 본토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숨진 사건입니다.

사실은 그 사건 이후에 유럽에서 문단속을 강화하자는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왔고요. 2016년에는 역시 IS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합니다. 그래서 32명이 숨지는 사건이 터졌고요. 문단속 목소리는 더 커졌습니다. 지금 유럽을 보면 반이민 정책을 앞세운 정당들이 독일도 그렇고 프랑스도 그렇고 대부분 지지율 1-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경 문단속은 이제 팍팍하고 깐깐해지는 유럽의 시작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구성 : 정혜경, 영상편집 : 소지혜, 디자인 : 임도희,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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