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한국인 운영 사기 작업장 적발…"이례적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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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한국인 등 40여 명을 데리고 온라인 사기 작업장을 운영하다 체포, 기소된 한국인 주범 3명.

중국계 범죄 조직 등의 대규모 사기 작업장이 성행하는 캄보디아에서 한국인들이 다른 한국인 등 피해자 수십 명을 데리고 사기 작업장을 운영하다가 붙잡혔습니다.

또 중국인 등 일당이 한국인을 수도 프놈펜 한복판에서 납치, 고문했다가 검거되는 등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관련 범죄가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30일(현지시간) 크메르타임스·프놈펜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캄보디아 당국은 지난 25일 20∼40대 한국인 남성 3명을 온라인 사기 조직을 이끈 혐의로 구속기소 했습니다.

당국은 지난 15일 프놈펜의 한 아파트에 있는 온라인 사기 작업장을 단속, 이들을 포함한 용의자 48명을 체포했습니다.

이후 수사 결과 기소된 한국인 3명이 주범이고 나머지 45명은 이들에 의해 사기에 가담하도록 강요받은 피해자라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여성 5명을 포함한 한국인 30명, 여성 5명을 포함한 캄보디아인 13명, 네팔인 남성 1명, 방글라데시인 남성 1명입니다.

캄보디아 당국은 이 중 한국인 등 외국인 피해자들을 해외 추방하고 사기에 사용된 PC 60대, 휴대전화 3대, 여권 35매 등 증거물을 압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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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범죄 조직이 지배적인 현지 상황에서 한국인이 주범인 사기 작업장이 적발된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크메르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이번 사건이 한국인 주범이 연루된 첫 사례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한국인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은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는 초국적 사기 조직의 구조에 중요한 변화를 뜻한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습니다.

한편 지난 22일 프놈펜 경찰은 한국인 관광객을 납치, 고문한 중국인 4명과 캄보디아인 1명 등 일당 5명을 체포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21일 오후 9시 50분 프놈펜의 고급 번화가인 깽꽁의 한 카페에서 나오는 50대 한국인 남성을 차량으로 납치해 고문한 혐의입니다.

카페 경비원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에 주차된 피해자 차량을 탈취하기 위해 돌아온 용의자 1명을 붙잡은 뒤 나머지 4명을 다음 날 인근 호텔에서 모두 검거했습니다.

또 이들이 있던 곳을 수색해 권총 1정, 탄창 2개, 총알 9발, 마약 112정 등을 압수했습니다.

한편 외교부는 캄보디아 사기 작업장 피해와 관련해 지난 16일부로 프놈펜에 대해 2단계 여행경보(여행자제)를, 남서부 시아누크빌 등지에 대해서 2.5단계(여행자제 이상·출국권고 이하)인 특별여행주의보를 각각 발령했습니다.

이들 지역을 제외한 캄보디아 나머지 지역은 1단계(여행유의) 대상입니다.

최근 수년간 미얀마와 더불어 캄보디아의 시아누크빌, 북서부 태국 국경지대 뽀이이이 등지에서는 '범죄단지'로 불리는 대규모 사기 작업장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내 53개의 대규모 사기 작업장과 수십 곳의 의심 장소를 파악했으며, 캄보디아 정부가 이를 방치·묵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캄보디아 사기 산업이 팽창하면서 캄보디아 국내총생산(GDP)의 약 절반에 달하는 연간 125억 달러(약 17조 6천억 원) 이상을 창출하고 있다고 미국 싱크탱크 미국평화연구소(USIP)는 추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태국·중국 등 주변 국가와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캄보디아 당국은 지난 7월부터 사기 작업장 단속에 나서 지금까지 관련 용의자 수천 명을 체포하고 이중 외국인 피해자들을 추방하고 있습니다.

(사진=크메르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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