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주한미군사령관 3성 장군 표기…4성 20% 감축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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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군 핵심 지휘부의 경질을 주도해 온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전군 지휘관 회의를 갑작스럽게 소집해 그 의도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 국방부가 주한미군사령관의 계급을 한 단계 낮춰 표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8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주 미국과 세계 각국에 있는 준장(1성)급 이상의 지휘관에게 오는 30일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정도 규모의 전군 지휘관 회의는 매우 이례적인데도 헤그세스 장관과 국방부가 소집 사유를 밝히지 않아 군 내부에 혼선과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WP는 지적했습니다.

특히 헤그세스 장관이 취임 후 군의 '전사 정신' 복원을 거듭 강조하며 다수 장성을 뚜렷한 사유 없이 해고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헤그세스 장관이 이번 회의를 계기로 대규모 해고나 강등을 발표하는 등 기강 잡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부 내부 인명록에 4성 장군인 제이비어 브런슨과 로널드 클라크의 계급이 중장(3성)으로 표기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소식통들이 WP에 전했습니다.

브런슨은 주한미군사령관이며 클라크는 태평양육군사령관을 맡고 있는데 관측통들은 헤그세스 장관이 이 두 자리의 위상을 격하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습니다.

클라크 사령관의 대변인인 아이작 스턴 대령은 클라크 장군의 중장 표기가 오류로 보이며 해결됐다고 WP에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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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 대령의 설명대로 오류일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주한미군사령관을 비롯한 군 지휘부의 구조조정과 맞물린 의도적 조치일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국방부가 조만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새 국방전략(NDS)은 전임 행정부와 달리 인도·태평양 지역이 아닌 미국 본토와 서반구 방어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으로 알려져 이런 개연성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것입니다.

그간 헤그세스 장관은 군이 '정치적 올바름'에 신경을 쓴 탓에 전투력이 약해졌다고 주장하며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을 비롯한 장성 수십 명을 경질했습니다.

이들 다수는 흑인과 여성인데 브런슨 사령관과 클라크 사령관 둘 다 흑인입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또 관료주의와 중복되는 지휘 구조를 간소화하겠다며 지난 5월 현역 4성 장군 수를 최소 20% 줄이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미국과 세계 각국에는 미군 장성 약 800명이 있습니다.

국방부가 회의 소집 사유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소식통들은 헤그세스 장관이 군 기준과 전사 정신에 대해 짧은 연설을 하려고 한다고 WP에 전했습니다.

이번 지휘관 회의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계획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난 장군들에게 우리가 그들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들은 소중한 리더들이며 튼튼하고 강인해야 하며 똑똑하고 동정심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단결심(고취), 그게 전부다. 누군가가 그걸 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AP통신은 원래 계획에 없던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으로 회의가 정치적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관측했습니다.

임명 당시부터 군 경험 부족을 지적받아온 헤그세스 장관이 수십 년을 군에서 보낸 고위 장성들에게 전사 정신을 가르치려 든다는 데에 대한 반발심도 감지됩니다.

전 세계 지휘관을 한자리에 모으면 우발 사태가 발생할 경우 지휘 공백이 생기거나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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