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 '경주',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야나가와' 등 중국과 한국, 일본 3국을 넘나들며 20여 년간 영화 작업을 이어온 시네아스트 장률이 15번째 영화 '루오무의 황혼'(Gloaming in Luomu)으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주연배우들과 함께 부산을 찾았다.
'루오무의 황혼'은 3년 전 홀연 사라진 남자친구 '왕'에게 엽서 한 장을 받은 '바이'가, 그 엽서에 담긴 중국 남서부의 작은 마을 '루오무'에 도착해 곳곳에서 옛사랑의 흔적들을 발견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장률 감독은 관객들을 시간과 공간이 얽히고설킨 희로애락 속으로 안내하며 "사라져 가는 흔적들, 탐험 중 잃어버린 길들, 보이지만 찾기 어려운 삶의 의미"를 찾기를 권한다. 더불어 "역사는 숨 쉬고, 삶은 계속된다. 무엇보다 사랑도 그렇게 설계되었다"면서 삶의 황혼 후에도 다시 여명을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작품의 의미를 전했다.
장소 혹은 공간에 대한 탐구를 계속해 온 장률 감독은 우연히 머물게 된 쓰촨성 어메이산 기슭의 고대 도시 루오무에서 '루오무의 황혼'에 대한 영감을 떠올렸고, 9일간 100% 현지 올 로케이션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루오무의 황혼'은 9월 21일 800여 객석이 가득 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었다. 부산국제영화제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작품을 처음 보고 "루오무라는 곳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전하며, 관객들에게 영화 속에 나오는 장소들과 인물들이 기억에 남을 것이며, 어떤 곳인지 궁금증이 많이 생길 것이라며 작품을 소개했다.
첫 상영 후 이어진 Q&A 시간에서도 '루오무'에서 작품을 찍게 된 계기 등의 이야기가 오가며 다양한 작품의 비하인드를 밝혀 관객들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한편, '루오무의 황혼'의 메인 투자사 '어메이 마운틴 광야오 문화 미디어(Emei Mountain GuangYao Culture Media)'는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이번 부국제에서 9/22(월) '루오무의 황혼' 사은회를 열며 제작진에게 진심의 감사를 표했다.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정성일 영화평론가, 백승환 감독, 박정훈 촬영감독,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전 진행위원장 등 국내외 주요 영화인들도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국내 영화인들 또한 영화 속 장소인 작은 마을 루오무와 함께 어메이산에 대한 궁금증이 폭발했다는 후문. 불교의 도원경으로 알려진 어메이산은 매년 10편 이상의 영화와 TV 프로그램, 단편 드라마가 제작되고 있는 곳이다. '어메이 마운틴 광야오 문화 미디어(Emei Mountain GuangYao Culture Media)'는 전 세계의 영화 및 텔레비전 크리에이터들을 진심으로 초대하여 자연과 문화, 전설을 품은 작품들을 지원하고 있다.
장률 감독의 열다섯 번째 영화 '루오무의 황혼'이 아시아영화의 동시대성과 실험성을 주목하는 부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수상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9월 25일(목)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마지막 상영된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